"엉엉 울던 8년 전은 잊어라" 가르시아 6언더 단독선두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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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미켈슨이 무릎 높이의 깊은 러프에서 공을 찾고 있다.[카누스티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정상급 골퍼들을 무릎 꿇렸던 악마의 링크스 카누스티 골프장이 무장해제되고 있다.

1999년 이곳에서 열린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 1라운드에서 무려 89타를 치고 어머니 품에 안겨 엉엉 울었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20일 새벽(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07 디 오픈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5타를 쳐 그때보다 무려 24타를 줄였다.

가르시아는 20일 밤 열린 2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를 쳐 중간합계 6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가르시아는 "99년 이 대회 1라운드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실수를 통해 위대한 골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스페인 출신인 미겔 앙헬 히메네스가 첫날 69타, 둘째 날 70타로 이틀 연속 언더파를 치면서 중간 합계 3언더파로 2라운드를 끝냈다.

1라운드서 2언더파 공동 8위로 선전했던 최경주(나이키골프)는 2라운드 11번 홀까지 버디 3, 보기 2개로 한 타를 더 줄였다. 자정 현재 합계 3언더파로 2위권이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티샷을 똑바로 치지 못하면서 고생하고 있다. 첫 홀에서 티샷을 당겨 OB를 냈고 2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반등했지만 이후에도 러프에서 세컨드 샷을 하느라 힘을 빼고 있다. 3연속 우승을 노리는 우즈는 5번 홀까지 합계 이븐파다.

카누스티는 올해 러프가 자라지 못할 정도로 해가 나지 않았고 비가 많이 와 페어웨이와 그린이 부드러워졌다. 마침 1, 2라운드에서는 악명 높은 바람도 별로 불지 않았다. 특히 장비 발달로 선수들의 거리가 늘어나면서 2개뿐인 파 5홀들이 속수무책으로 선수들에게 점령당하고 있다. 6번 홀(578야드)은 평균 타수가 4.72로 둘째로 쉽고, 14번 홀(514야드)은 평균 타수 4.69로 가장 쉬운 홀이 됐다.

그러나 악마의 발톱은 남아 있다. 이 골프장의 발톱으로 불리는 마지막 4개 홀에서 카누스티는 선수들에게 복수를 했다. 특히 맞바람에 길고(499야드), 그린 바로 앞을 개울이 지키는 18번 홀은 평균 타수 4.69로 14번 홀과 타수가 같다. 비제이 싱(피지)과 필 미켈슨(미국),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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