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상암구장 6만5000명 꽉 들어차 경기 10시간 전부터 붉은 물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상암벌이 꽉 찼다. 6만5000여 명의 축구팬이 관중석을 빼곡히 메운 가운데 개막 행사가 열리고 있다.[특별취재반]

상암벌이 뒤집어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친선경기가 열린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은 2002년의 들뜸과 함성 그대로였다. 6만5000석을 가득 메운 축구팬들은 TV로만 보던 세계 최고 명문 클럽과 한국 최고 명문팀의 대결을 두 눈으로 직접 본다는 사실만으로 감격에 떨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밖은 경기 시작 10시간 전부터 붉은 물결로 넘실댔다. 일찌감치 경기장을 찾은 맨U 서포터스들은 맨U 유니폼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 축구 이야기를 나누며 선수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국내 맨U 서포터스 '맨유당사' 운영자 김광우(25)씨는 "맨U가 도착하는 날부터 공항.호텔.경기장.팬 사인회 등 모두 쫓아다녔다"며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경기장 주변엔 당일까지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이들은 '티켓 구함' '3등석 티켓이라도 구함'이라고 쓴 종이를 들고 서 있거나, 조용히 암표상에게 접근하기도 했다. 인터넷으로 가격을 흥정한 후 현장에서 현금과 표를 바꾸는 직거래형도 보였다. 암표상에게는 '대박'의 날이었다. 지하철역 주변에 포진한 암표상들은 7만원권을 20만원, 3만원권을 7만원으로 책정해 표를 구하는 팬들에게 다가갔다.

○…'HERE's Another OLD TRAFFORD' (여기가 또 다른 올드 트래퍼드다). 맨U 서포터스석 앞 한가운데 걸려있는 통천에 적힌 글이다. 처음 한국을 방문하는 맨U 선수들을 위한 서포터들의 배려가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 1만 개의 서포터스석은 경기 전부터 카드 섹션을 위해 붉은색과 흰색 마분지로 맨U 문양을 만들어 올드 트래퍼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 밖에도 맨U의 로고와 프리미어리그 16회 우승을 뜻하는 'CHAMPIONS 16' 등이 눈길을 끌었다.

○…박지성의 경쟁자로 지목되는 나니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전날 공개훈련에서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몸놀림으로 서울의 경계 대상으로 떠올랐던 나니는 출전 엔트리에서 제외돼 그를 보려던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나니와 함께 이번에 영입된 오언 하그리브스도 엔트리에서 빠졌다. FC서울에선 '퍼거슨의 영보이'로 지목된 박주영이 부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경기 전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오세훈 서울시장, 데이비드 길 맨U 사장, 이완경 FC서울 사장, 주최사인 일간스포츠 장중호 사장이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시구는 오세훈 시장과 맨U 후원사인 오세철 금호타이어 사장, 장중호 사장이 함께했다.

○…최고 스타는 역시 웨인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경기 전 선수 소개 때 이들이 호명되자 한국 대표팀이 골을 넣을 때나 들어볼 수 있는 끓어오르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이들이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일 때는 물론이고 전광판에 이들의 얼굴이 비치기만 해도 반사적으로 함성이 터져나왔다. 루니와 호날두는 골로 관중의 성원에 화답했다.

이충형 기자
◆사진특별취재단=중앙일보 김상선.조문규.강정현 기자, 일간 스포츠 이호형.이영목.김민규.양광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