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핵협정 이행촉구/미­러 정상 밴쿠버선언/한반도문제 대응 합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밴쿠버 UPI·로이터=연합】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4일 오후(한국시간 5일 오전) 『양국정상은 대량파괴무기 및 그 운반체제의 확산을 방지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을 강화시킬 결의를 재확인했다』고 천명하고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전협정을 이행하고 NPT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밴쿠버선언을 채택했다.<관계기사 6,7면>
양국정상은 공동성명 채택에 앞서 가진 2차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NPT탈퇴선언과 IAEA 사찰거부 등으로 야기된 한반도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북한 핵문제에 대해 공동대응키로 입장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터니 레이크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은 이 문제와 관련,『양국정상은 NPT의 맥락에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옐친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지지 재확인과 러시아경제개혁을 위한 국제적인 경제지원방안을 위해 마련된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나라 정상은 또 9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식량·의료장비·곡물차관과 2억달러규모 구소련 핵무기 해체자금에 이르기까지 총 16억2천만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직접지원과 서방선진 7개국(G7) 회원국지원 등 러시아 종합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양국정상은 러시아에 대한 2백억달러 규모의 서방측 경제지원이 14,15일 동경에서 열리는 G7 외무·재무장관 회담에서 중점 거론될 것임을 시사했다.
안보문제와 관련,양측은 지난주 미국 잠수함과 러시아 선박의 충돌사고를 계기로 러시아국방장관이 5,6월께 워싱턴을 방문해 안보분야 협력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옐친대통령이 공동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두 정상은 또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제1,2단계 전략무기제한협정(START)을 실행해 나가는데 노력을 모으기로 했다고 공동성명에서 밝혔다.
클린턴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서방 세계의 본격적인 대러시아 지원의 제1단계로 제공되는 미국의 직접 원조에 언급,『이같은 투자는 러시아 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유익한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또 자신은 G7동맹국들에 대러시아 원조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것을 요청했다고 밝히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러시아는 서방의 대러시아 지원 계획의 실행 여부를 감시할 G7 사무소를 모스크바에서 설치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양국정상은 또 올해안에 러시아에서 두번째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