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일 바다 갈라지는 회동마을(지방 패트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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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진도 『바닷길축제』 준비 “한창”/진도­모도간 2.8㎞ 40여m폭으로/관광객 20만 예상… 숙박업소 “예약끝”/모세축전·뽕할머니제사 등 행사마련
○한국판 “모세의 기적”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유명한 전남 진도군 고군면 회동마을은 오는 6일 시작되는 「바닷길 축제」를 앞두고 부산하다.
무슨 소원이든지 들어준다는 「뽕할머니」께 제사드릴 준비를 하고 무엇보다 20여만명으로 예상되는 관광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운 진도를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진도군내의 크고 작은 2천7백여개(1만5천여명 수용) 숙박업소는 몰려든 예약주문으로 방이 거의 동난 상태.
작년은 축제 20여일전에 예약이 모두 끝났지만 올해는 축제일정이 뒤늦게 잡힌데다 진해 군항제와 시기가 겹쳐 예약이 다소 주춤한 상태지만 그래도 방이 남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도거리에는 또 관광객을 환영하는 대형아치·플래카드가 곳곳에 내걸리고 주차장 정비·화장실 개량 등 막바지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진도군은 7개면별로 영등축제와 진도 씻김굿 등 각종 민속놀이를 분담했다.
군내 음식점들도 관광객들에게 맛좋은 갯벌쌀로 식단을 마련하기로 결의하고 다방은 커피보다 진도특유의 구기자차를 손님들에게 적극 권유한다는 계획이다.
진도군 기독교연합회 등 교계는 한국판 「모세의 기적」을 기독교 문화축제로 승화시키기 위해 분주하다.
지난해 「출애굽운동」으로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떠날때의 상황을 재현했던 이 지역 기독교계는 올해에도 각 교회에서 숙박을 제공하고 출애굽당시 정신을 되새길 예정이다.
올해 바닷길이 뚫리는 시간은 7,8일 이틀동안 오후 5∼6시 사이로 진도와 모도사이 2.8㎞가 40여분동안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진도 「모세의 기적」은 해마다 음력 3,10월 두번씩 일어나지만 연례행사는 항상 봄에 열리고 있다.
○78년후 16번째 행사
78년이후 올해 열여섯번째인 이번 행사는 첫날인 6일 모세축전 종교행사에 이어 7일에는 뽕할머니제사·용왕제 등 영등축제,8일은 진도아리랑 공연 등 민속문화 행사순으로 펼쳐진다.
저 멀리 조선초기에 풍랑으로 모도에 표류한 가족들을 다시 만나게 해 달라는 뽕(봉씨의 성) 할머니의 치성으로 바닷길이 열렸다는 애절한 전설이 깃들인 이곳은 뽕 할머니가 꿈에 나타나 마을의 변고를 예고해 준다는 믿음을 나이 지긋한 진도군민들이라면 아직 갖고 있을 정도다.
진도 바닷길은 이미 적지않은 외국인들이 찾는 국제적 명소이기도 하다. 75년 배를 타고 이곳을 지나던 당시 피에르 랑디 주한프랑스대사가 우연히 바닷길을 목격하면서 외국에도 소문이 퍼졌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10여년간 회동 이장을 맡고 있는 정삼일씨(52)는 『80년대초 일본인 단체관광객들이 이곳을 주로 찾았지만 점차 국적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작년 외국인 관광객이 수백여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1백여가구 남짓되는 이 마을은 민박을 대비,대개의 가정집이 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을 갖추고 있으며 1백명이 숙박할 수 있는 집만도 10여가구에 달한다.
진도군에 따르면 영등제 관광객수는 90년 14만명,91년 19만명,지난해 25만명 등으로 해마다 크게 증가해 왔으며 회동마을 유입차량도 지난해의 경우 5천여대에 달해 서울 도심과 같은 교통체증을 빚기도 했다.
○관광자원 활용해야
그러나 이곳 주민들은 이 많은 관광객을 「하루살이」로 내보내는데 아쉬움이 크다. 명승고적개발·숙박업소 부족 등으로 바닷길만 보면 썰물처럼 관광객들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진도는 삼별초 항쟁지·충무공 명량해전 대첩지 등 관광 유적지가 많은 만큼 「바닷길」을 이용,주어진 관광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진도=천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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