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리뷰] '반복' 통해 상상력 제곱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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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미술로 튕겨줄 수 있을까. 가나아트갤러리가 방학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재미있는 반복'전은 "그렇다"고 자신한다. 7일부터 2월 8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특별전은 자칫 집안에만 들어앉아 있기 쉬운 겨울방학에 아이들을 전시장으로 불러내 미술을 통한 감수성을 키워주자는 뜻을 담고 있다.

주제는 제목 그대로 '반복'이다. 단 '재미있는'반복이다. 어찌 보면 '반복'이란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세상살이를 미술과 함께 재미있게 꾸려가는 법을 보여준다. 미술가들이 작품 제작에 쓰는 재료의 반복, 표면이나 형상에 나타나는 이미지의 반복, 작업을 이어가는 기법의 반복 등 미술 역시 반복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작품 감상과 체험으로 느끼게 해준다.

제1전시장은 반복 학습실이다. 똑같은 작품을 여러 점 찍어낼 수 있는 판화를 보면서 '반복'의 특성을 공부한다. 우유 상자나 병 같은 재활용품을 써서 움직이는 조각인 '모빌'을 만들 수도 있다.

제2전시장에는'무한 반복'이란 제목이 붙어 있다. 자개를 원형으로 계속 덧붙여 가는 김유선씨, 흔히 '찍찍이'라고 부르는 벨크로 천을 이어 색면띠를 만든 김수진씨, 똑같은 유리 블록을 쌓아 올려 의자를 만든 심소라씨의 '유리 의자' 등 7명 작가의 작품이 나왔다.

'춤추는 세상'으로 이름 지어진 제3전시장은 되풀이되는 이미지로 역동성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다. 복사본처럼 찍어낸 사람 인형을 줄줄이 세워 율동성을 보여주는 한진수씨, 벽지 같은 문양을 찍은 천으로 옷을 지은 이중근씨, 비누로 깎은 인물상을 내놓은 신미경씨, 철망을 오려내 가볍게 떠도는 인간상을 만든 박성태씨 등이 참가했다.

아이들이 미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꾸린 특별전도 있다. 거울과 종이테이프 등을 써서 벽 너머의 가상 공간을 체험하게 만든 박은선씨의 '이중공간'이 신기한 미술 세계를 열어준다. 작가와 함께 하는 반복 학습실은 13일 오후 2시 '황란 선생님과 함께 하는 단추 콜라주', 20.27일과 2월 3일 오후 2시 '박은선 선생님과 함께 하는 이중그림 액자 만들기'가 이어진다. 02-73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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