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사랑요리] 오징어 두루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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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장맛비가 내리던 일요일. 등산을 포기하고 집 안에만 있으려니 오전 내내 기분이 가라앉았다. 점심 때가 되자 갑자기 뭔가 색다른 별미가 먹고 싶어졌다. 마침 여대생 딸이 여름방학을 맞아 집에 와 있기에 모처럼 요리 솜씨를 발휘해 보기로 했다. 매콤한 맛의 오징어 두루치기는 술안주로도 딱 맞아 평소 자주 해 먹는 음식이다. 오늘처럼 비가 와 기분이 가라앉을 때는 일부러 고춧가루를 더 듬뿍 넣고 후춧가루까지 더해, 정말이지 눈물 쏙 빠지도록 맵게 만들어 즐긴다. ‘아빠표 오징어 두루치기’를 먹던 딸이 젓가락질 몇 번에 연방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매워서 입 안이 다 타는 것 같다며. 냉수에 얼음까지 담아 들이켜면서도 딸의 젓가락은 오징어 두루치기에서 떠날 줄 몰랐다. 그 모습을 보며 지금처럼 항상 건강하고, 모범적인 대학생활을 마친 뒤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길 기도했다.

김성택 (55·대전광역시 산성동)

■재료=물오징어·고추장·대파·풋고추·고춧가루·설탕(물엿)·간장·다진마늘·양파·후춧가루·통깨
■만드는 법=오징어를 손질해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몸통에 칼집을 내 주면 양념이 골고루 스며들어 더 맛있다. 양파와 대파를 큼지막하게 썰고, 다진마늘·고춧가루·설탕·간장과 버무려 오징어와 함께 프라이팬에서 볶는다. 오징어를 너무 오래 볶으면 질겨지므로 익었다 싶으면 불을 끄고 통깨를 뿌려낸다. 여기에 삶은 국수나 라면을 곁들이면 포만감까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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