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준호파”“김기훈파”나뉘어 인간관계최악 서로 팔잡거나 넘어뜨리기도 서슴지 않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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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이 북경세계선수권대회 첫날부터 금메달의 예상을 깨고 캐나다에 일격을 맞고 말았다.
무슨 이유일까.
세계정상인 한국남자 쇼트트랙에서도 가장 자신하는 종목이 1천5백m다. 한국은 26일밤 북경에서 벌어진 세계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1천5백m에 결승주자 6명중 3명을 올려보내외국관계자들 조차 1, 2위는 한국의 차지로 믿을 정도였다.
결승에 한나라 선수가 3명이나 올라가면 상대선수들은 상위권 진입이거의 어렵게 된다. 이같은 상황은 상대국에 대한 레이스의 견제운 영으로 1∼2명을 올려 보낸 나라는 선두진입이 쉽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우리 선수끼리 몸싸움하는 어처구니없는 레이스 끝에 뒤에 오던 캐나다 선수에게 금메달을 헌납하고 말았다. 한국쇼트트랙은 지난해 덴버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똑같은 1천5백m에서 모지수(모지수)가 앞서가던 이준호(이준호)를 추월하려다 넘어뜨려 입상권에서 탈락한 예가 있다.
두 선수의 앙금은 국내대회로 이어져 지난해 대표선발전에서는 종목을 바꿔가며 교대로 팔을 잡아 쓰러뜨리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겨울유니버시아드 1천m에서는 송재근(송재근)이 이준호와 골인직전 몸을 부딪쳐 이의 금메달이 무산 될뻔 하기도 했다.
한국쇼트트랙은 국내외 경기 때마다 잡고 늘어지고, 부딪치는「고의성」 몸싸움이 예외 없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쌍두마차인 이준호계와 김기훈계로 나뉘어 있다. 둘 사이의 10년 가까운 라이벌관계로 인간관계마저 나빠져 평소에도 서로 말도 않고 돌아서면 비난하기 바쁘다. 심지어는 코칭스태프까지 모감독은 김기훈편, 모코치는 이준호편이라는공식이 일반화되기에 이르렀다.
빙상대표선수들은 김기훈을 필두로 대부분 전통의 단국대 출신 들이다. 이준호가 동국대를 대학원까지 졸업한 후에 단국대에 학사편입한 것은 유니버시아드출전이나 선수 생활지속등의 이유도 있었지만 단국대 인맥에 접근하려는 의도였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채지훈이 연세대에 들어감으로써 동국대와 한체대가 힘겹게 버티던 비(비) 단국대라인도 힘을 얻어 자칫하면 앞으로 양측간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우선 이번배경대회에서 앞으로 남은 경기의 금메달 획득도 코칭스태프의 이 같은 문제해결여부에 달려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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