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희귀 애완동물 밀수 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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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학생 안모(25)씨는 5월 유황앵무를 사려고 인터넷을 뒤졌다. 호주가 원산지인 이 새는 주인을 잘 따라 인기가 높다. 안씨는 인터넷 애완동물 동호회의 게시판에서 '분양광고'를 보고 판매자에게 연락했다. 안씨는 아르바이트로 번 돈 150만원을 투자해 앵무새 주인이 됐다.

그러나 유황앵무는 '멸종 위기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종(種)'으로 분류됐다. 포획과 거래가 일절 금지된 종이다. 최근 애완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희귀 동물의 불법 거래가 늘고 있다. 이 동물들은 국제협약이나 국내법에 의해 연구소나 동물원 이외 개인이 소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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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밀거래 활개="나무늘보 원숭이 170만원에 분양합니다. 얌전하고 왕방울눈을 가졌습니다." "13개월 된 몽골산 순수 혈통 늑대입니다. 분양가는 연락 후 상담 바랍니다."

애완동물 동호회나 희귀 동물 판매 사이트에 오른 광고다. 자주 거래되는 희귀 동물은 대형 앵무와 원숭이.거북이 등이다. 주로 '브리더(breeder)'라고 불리는 개인 판매자에 의해 유통된다. 본지 취재팀이 40만원에 표범거북을 판다는 브리더와 접촉했다. 표범거북은 환경당국의 수입 허가가 없으면 국내 반입이 안 된다. 김씨라고 밝힌 판매자에게 수입 허가를 받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수입 허가를 받은 개체의 2세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표범거북은 서식 환경이 전혀 다른 국내에서 알을 부화하기가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어떻게 들여오나=지난해 6월 이모(50.여)씨는 검역필증을 받은 개 두 마리가 든 상자 밑에 비밀공간을 만들었다. 그곳에 인도네시아에서 산 원숭이 32마리를 가득 채웠다. 이씨가 밀반입을 시도한 이유는 희귀종을 애완동물로 찾는 사람이 늘면서 가격이 뛰었기 때문이다. 금강앵무의 경우 비싼 것은 1000만원이 넘는다.

한국은 93년 멸종 동식물 보호 국제협약인 CITES에 가입했다. 하지만 담당 기관인 환경부나 관세청의 단속 실적은 저조하다. 지난해 CITES 금지 동물의 거래를 적발한 사례는 3건에 불과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금지 동물의 판매자가 93년 가입 이전에 반입된 암수가 낳은 2세라고 주장하면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구매자도 '거래 금지종인지 몰랐다'고 하면 처벌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주영 기자

◆CITES(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auna and Flora)=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1975년 발효됐고, 한국은 93년 가입했다. 동식물의 멸종위기 정도에 따라 ▶멸종위기에 처한 종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는 종 ▶협약 당사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정한 종으로 구분된다. 협약에 의해 보호를 받는 종은 생물(生物)뿐만 아니다. 웅담.사향.상아 등 가공품의 거래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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