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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교과서로영어따라잡기] ③ 교과서 Reading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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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녀에게 꼭 물려줘야 할 재산은 독서하는 습관입니다. 읽는 아이는 학교와 인생의 우등생이 됩니다. 읽는다는 것은 곧 배운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읽는 미국인을 만드는 프로그램(Reading First)의 지지자인 로라 부시 미국 대통령 부인의 말이다.

 그의 말을 우리의 상황에 맞게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큰 유산은 영어를 우리말처럼 읽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자녀를 우등생으로 만들고 인생을 성공으로 이끕니다. 영어는 지식과 학습의 중심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비약이 심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세계 상위 100개 대학 중 75개 대학에서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고 디지털로 축적되는 지식의 80%가 영어라는 현실을 감안하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읽기’는 중요하다. 읽기가 곧 지식학습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읽는 단계(Learn to read)를 넘어 영어로 배울 수 있도록(Read to learn) 되려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읽기 지도는 부모에게 달려 있다. 읽는 습관은 학교나 학원이 아닌 집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교과서가 교범이다=읽기의 5형제가 있다. 이는 음소인식(Phonemic Awareness), 파닉스(Phonics), 유창성(Fluency), 어휘(Vocabulary), 내용 이해(Comprehension)다.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읽기의 장애가 된다. 미국의 교과서는 이러한 다섯 가지 구성요소를 단계별로 체계적으로 익히도록 구성돼 있다. 우리가 국어책을 통해 점차 어려운 글을 읽어가듯 미국의 교과서는 영어 읽기의 교범인 셈이다. 학년에 맞게 엄선된 글이 다양하게 실려 있는 교과서만으로도 영어 읽기 학습은 충분하다.<표 참조>

 ◆일찍부터 자주 읽어라=영어는 이해과목이 아니다. 말하지 않고 말할 수 없듯 읽지 않고 읽을 수 없다. 옛날 서당에서 돌아온 아이가 큰소리로 읽어 음과 뜻을 익히듯 영어도 일정 단계까지는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것은 부모와 같이 읽는 것이다. 엄마가 먼저 읽어주고, 이어 아이가 읽고, 함께 읽는(I-You-We Reading)방식을 추천한다. 이렇게 하면 영어학습 이상의 효과가 있다. 같이 읽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자주 칭찬을 해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 “엄마는 네가 영어로 읽을 때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 이런 부모의 칭찬이 읽는 아이를 만든다

 ◆읽는 속도를 점검하라=유창하게 읽으려면 적당한 빠르기(rate)로 정확(accuracy)하게 리듬(prosody:억양, 쉼, 강조 등)에 맞춰 읽어야 한다. 잘못된 방식으로 무조건 읽는 것은 아닌지 지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는 읽기평가 방식인 WCPM(Word Correct Per Minute)을 집에서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WCPM은 1분간 수준에 맞는 글을 읽게 해 틀린 단어의 수를 빼고 계산한다. 미국 초등학교의 읽기 평가는 이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3학년 말까지 107 WCPM 수준을 요구한다. 미국의 기준(표 참조)과 비교해 자녀의 수준을 파악하고 적당한 주기로 모니터하기를 권한다. WCPM이 낮게 나온다면 단계를 낮춰야 한다.

 

◆끝까지 읽어라=읽는 중간에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끝까지 읽는 것이 좋다. 문장 단위로 번역하는 습관도 바람직하지 않다. 내용을 분석하기보다는 전체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백 번을 읽으면 뜻은 저절로 알게 된다’는 격언은 영어에도 적용 된다고 믿어라. 그렇게 읽어야 유추능력과 상상력이 발달하고 글을 읽는 요령이 잡힌다. 궁금한 단어는 나중에 찾아 암기하도록 지도한다.

김선일 중앙일보에듀라인·세종어학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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