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증시흐름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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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채권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의 강세를 보였고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던 주식시장은 모처럼 꿈틀거렸으나 다소 힘겨운 모습이다.
이번주 (5∼11일) 채권시장은 한마디로 점입가경이었다. 대표적 실세금리인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11%대에 접어들었고 각 금융기관들은 남는 자금을 싸들고 채권시장에 몰려들었으나 물건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통화채· 굼융채는 유통수익률이 너무 내려(값은 강세) 발행수익률을 밑도는 현상까지 생겨나 발행금리를 또다시 떨어뜨리기도 했다.
1주일 사이에 회사채(3년 만기 은행보증채)와 통화채(1년만기) 유통수익률은 무려 0.35∼0.45%포인트나 내렸다. 채권 값이 마치 주식값처럼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봄이 오고 자금수요가 몰린다는 이른바 「자금춘궁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수요는 좀처럼 일 기미가 없으며 금융권의 돈사정은 골치 아플만큼 풍부해 아직 금리하락세가 멈추지 않을 기세다.
반면 주식시장은 연9일간 추락행진을 계속하다 반등-반락의 싸움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밀렸던 중소형주가 이번에는 더 크게 떨어졌고 대형주는 내림세가 주춤해졌다. 계속 내렸던 주가가 최근 들어 조금씩 출렁거리는 것은 특별한 요인이 있어서라기 보다 자율반등· 자율반락 과정으로 해석하는 전문가가 많다. 주가란 것이 기본적으로 「재료」 에 의해 좌우되지만 주가의 오르 내림이 항상 가시적인 재료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개별종목 주가의 단기적 움직임은 왜 그런지를 밝히기 어려운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럴 때 경험적 근거로 흔히 쓰는 말이 「자율반등」과 「자율반락」이다.
투자자들의 심리란 알게 모르게 균형을 갖추고 있어 특정종목의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르면 불안해지고 그 주식을 내다 팔아 일단 이익을 챙기고자 한다. 그 종목에 특별한 악재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간의 오름세를 경계하는 매물(경계매물)이나 이익을 챙기려는 매물(이식매물)이 많이 나오면 주가는 떨어지게 된다. 이런 과정을 자율반락이라 한다. 반대로 그간 크게 내렸던 종목은 내림세가 일단락되면 가격이 싸보여 사고자하는 투자자들이 생기고 값이 오르게 마련이다. 이것이 자율반등과정이다.
지난해 8·15 증시대책 후 1월초까지 가파르게 올랐던 주가가 이후 대세하락국면을 맞으면서도 수직으로 떨어지지 않고 조금씩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전체적으로는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도 이런 자율반등-자율반락 과정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 정리=이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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