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 난팡증권에 中 80억위안 투입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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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 4대 증권사의 하나인 난팡(南方)증권이 재기할 수 있을까.

자기자본이 40억위안(元.약 5천6백억원)인 난팡증권은 누적 적자가 1백20억위안에 달해 연초 들어 '파산설'이 나돌았으나 중국 정부는 증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해 회사를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홍콩의 친(親)중국계 신문인 문회보(文匯報)는 지난 4일 "중앙 정부가 난팡증권에 대해 80억위안(약 1조1천억원)을 투입키로 했다"며 "지난해 주하이(珠海).신화(新華)증권 등 3개사가 고객예탁금 유용.주가 조작 등의 '탈법 경영'혐의로 문을 닫았던 것과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1992년 설립된 난팡증권은 은행.대기업 등이 대주주이나 ▶관리 부실▶탈법 경영 등으로 국무원 산하의 증권 감독관리회로 부터 전면 조사.감독을 받는 가운데 지난 2일부터 '행정 관리'상태에 들어갔다. 허윈(賀雲) 회장 등 경영층도 다음주 중 모두 물러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난팡증권에는 자오상(招商).궈신(國信)증권에서 관리팀이 파견돼 있다.

하지만 중국에 있는 두 곳의 증권거래소 중 하나인 선전(深) 증시에선 연초부터 난팡증권이 기업 공개를 맡았던 40여개 업체의 주가가 한때 폭락하는 사태를 겪었다. 난팡증권이 진 채무상환도 동결됐다.

난팡증권은 95년까지 총자산.순이익 분야에서 업계 1위를 자랑했으며, 전국에 2개의 자회사, 8개의 지역본부와 함께 3천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금융시장이 고속성장하면서 투자 리스크도 그만큼 커졌음을 말해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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