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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30) 전주 덕진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원

중앙일보

입력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17대 총선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대권으로 가는 길의 주요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회의원들이 가장 넘기 힘들다는 3선 고지다. 그동안엔 당선 가능성 면에서 전국에서 가장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민주당·열린우리당의 분당으로 정치 지형이 불리해졌다.

정 의원은 지명도가 전국적이라는 점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전국구 의원’이다. 그는 지난 15, 16대 총선에서 내리 전국 최다득표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민주당 최장수 대변인이었고, 최연소 최고위원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땐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끝까지 완주해 ‘경선 지킴이’란 별명을 얻었다. 이후 노무현 후보를 도와 극적인 역전승을 끌어냈다. 지난 2003년 10월 ‘시사저널’이 각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감 1위’에 오르는 등 각종 언론사 조사에서 ‘차기 주자 1순위’로 뽑혔다.

그는 이번에 당선되면 정치개혁에 온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구인 전주를 21세기 최첨단 문화도시로 만들겠다는 꿈도 털어 놓았다. 맛과 멋의 고향에서 ‘식품산업의 메카’로, 팔복동의 첨단벤처단지는 ‘기계·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치관련 제도, 특히 정치자금 관련 조항을 고쳐 부패로부터 자유로운 투명한 정치, 더 나아가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를 만들겠습니다. 이야말로 한국정치가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는 기반이예요. 경제 발전을 밀어주는 정치를 꼭 실현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인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그는 개혁 성향의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개혁파의 리더로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하기도 했다. 정작 본인은 ‘개혁적 실용주의자’라고 주장했다.

“보수냐, 진보냐보다 얼마나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기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굳이 말한다면 중도 개혁 또는 실용주의적 개혁이 저의 입장이죠. 그러나 정치관계법 개정, 호주제 폐지, 사형제 폐지 문제 등 정치개혁과 여성·인권 등의 분야에서는 누구보다도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다른 당 후보들의 도전이 거세 틈만 나면 지역구로 달려간다는 그는 전주 사랑도 누구 못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8년 동안 전주시민의 눈높이에서 보고, 전주시민의 가슴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고전할 때 국민참여운동본부장으로 전국을 누비며 노 후보를 도왔다. 그에 앞서 민주당 후보 경선을 완주, '경선 지킴이'란 별명을 얻은 그는 지난해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고, 오는 1월 11일 당의장 경선에 나선다. 사진은 민주당 국민참여운동본부장 시절의 정 의원.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습니다. 그 덕에 전주 월드컵 경기장을 완공하고 월드컵 경기를 유치했습니다. 전주공항 건설이 시작됐고, 35사단 이전 합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전주지역의 초중고교 시설 현대화를 위한 특별교부금도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팔복동 벤처 단지에 대해선 산관학(産官學) 협력의 모델이라고 강변했다.

“전북대 기계공학과 박사들과 공장 엔지니어들, 시청과 도청이 하나가 돼 산학관 집적지를 만든 지 일년 만에 성공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지역균형 발전의 성공모델이 팔복동에서 실현되고 있어요. 앞으로 10년 동안 팔복동은 기계부품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을 하게 될 겁니다.”

그는 이번 총선이 한국정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우리 국민은 현명하기 때문에 미래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7대 총선은 지역구도의 정치에서 벗어나,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의 새 역사를 쓸 것이냐, 지역구도에 매몰돼 영남 출신·호남 출신 하면서 후퇴할 것이냐를 가르는 전기입니다. 똑똑한 유권자들이 똑똑한 선택으로 21세기 한국 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선진 정치를 실현하는 계기를 마련할 거예요. 그 결과 열린우리당이 원내 제1당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영호남을 아우르는 국민통합의 정치를 열어갈 겁니다.”

윤길주 월간중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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