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눈엔 내가 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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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선대위 발대식에서 5대 강의 물을 담은 항아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조용철 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대한민국 747호' 배에 올랐다. 또 5대 강의 물을 합수(合水)했다.

자신의 대표 공약을 형상화한 것이다. 지지자 1만2000여 명이 '이명박'을 연호했다.

행사장엔 '증명된 경제 대통령' 'MB 선택=선진국 진입'이란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 후보가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서울 지역 선대위 발족식을 치렀다. 지역별로는 마지막이었다.

이 후보는 이날 "끼니도 잇지 못하고 헤매던 젊은이를 대학에 다닐 수 있게 해준 서울이 자랑스럽고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며 "이 자리에 선 건 저와 같은 젊은이들, 모든 사람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을 음해하고 못살게 구는 최고권력자가 아니라 나라 살림을 알뜰히 하는 최고경영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명박만 후보 안 되면 자신들이 또 15년, 20년 정권을 연장할 수 있는데, 대통령 눈엔 그저 내가 눈에 가시야, 가시"라며 "대통령 눈에 가시면 국민의 입엔 사탕"이란 말도 했다.

또 박 대표를 겨냥한 듯 "당 대표는 당 살림을 잘하는 사람을 뽑으면 되지만 나라 살림을 잘할 대통령을 뽑는 기준은 다르다"며 "이 중차대한 시점에 공천을 해줘서, 고향이 같아서 등 사사로운 인연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날 이 후보 지지 선언을 한 전여옥 의원은 "이 후보가 노무현 정부로부터,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세력으로부터 온갖 돌과 칼과 화살을 맞고 있다"며 "이 후보에게 '열심히 일한 당신, 우리 대통령 만들어 주겠다'고 해 달라"고 말했다. 또 박 후보 측이 이 후보를 '장돌뱅이'라고 한 것에 빗대 "어렵고 힘든 시절에 성실하게 가족을 벌어 먹였던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가 장돌뱅이"라며 "장돌뱅이 대통령 밑에서 살고 싶다"고도 했다.

이종찬 기자<jong@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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