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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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13861.73으로 마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뿐만이 아니다. 세계거래소연맹(WEF) 42개 회원국 증시 가운데 32개국 증시가 올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포춘은 12일자 인터넷판에서 세계가 '유례없는 초경제호황(The greatest economic boom ever)'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춘은 특히 "글로벌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흥시장 성장이 견인차=포춘 보도에 따르면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내가 비즈니스 세계에 들어선 세계 경제는 지금 최고 호황"이라고 말했다. 제너널 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올해 신흥시장에서 20% 이상 매출이 늘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금 세계경제가 세계의 최고경영자들은 정보기술(IT) 혁신을 바탕으로 신경제 열풍이 휩쓸었던 90년대, 오일쇼크 이전 70년대 초와 같은 호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포춘은 이 같은 호황은 신흥시장의 성장 덕이 크다고 분석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은 매년 1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도 역시 비슷하다. 이들과 함께 브릭스(BRICs)로 꼽히는 브라질과 러시아 역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수십억 인구를 가진 이들 신흥시장의 발전이 세계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선진국 경제도 호조를 보인다. 미국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우려가 확산하고 있지만 기업 실적이 우수한 편이다. 달러 약세에 힘입어 수출도 늘고 있다. 일본에서도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구촌 주가 신기록 행진=미주에서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주요국의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다우존스는 전날보다 2.09% 올랐다. 2003년 10월 1일 이후 최고치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시가총액은 12일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엑손모빌의 주가는 2.7% 오른 89.62달러로 마감하며 시가총액 504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아르헨티나.핀란드.카자흐스탄 3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한 규모다. 아르헨티나와 캐나다, 브라질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과 일본 증시도 강세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13일 2.78% 오른 1962.93을 기록, 200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 호조와 낮은 금리로 인한 풍부한 자금이 글로벌 증시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최근 주요 국가들이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에 증시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불안요소는 여전=하지만 세계경제는 성장률만 놓고 보면 예전만 못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하는 올해 세계경제 예상 성장률은 4.9%. 1970~73년 성장률(5.4%)보다 낮고 2003~2007년 평균성장률(4.9%) 수준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세계 금융시장 전반의 침체로 이어지고 자금 흐름의 둔화로 증시 상승세가 멈출 수도 있다.

세계의 화약고 중동문제와 테러의 위협도 있다. 포춘은 "이런 위협 요인 때문에 단기적으로 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장기적으로는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염태정.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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