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해체 진짜 속뜻 뭘까/정주영씨 발언 주변 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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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세에 분할가능 타그룹 긴장/「일관제철사업」진출엔 회의적
정주영 전 국민당대표가 2일과 3일 일본 동경에서 외신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폭탄발언」을 해 현대그룹 주변을 긴장시키고 있다.
정씨 발언은 『현대그룹을 곧 50개 정도의 독립된 기업으로 해체하겠다』는 것과 『(포철과 같은) 일관제철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측은 정씨가 늘 그렇듯 혼자 생각해 일방적으로 발언한 것이라며 의아해하는 가운데 진의파악에 부심하고 있다.
정씨는 주말께 귀국할 계획이어서 그 후에나 그의 진심이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해체와 관련,그는 『선거때 내건 해체공약을 추진하겠다』며 『현대그룹 명예회장으로 복귀해 50개이상의 전문적이며 독립적으로 경영되는 업체들로 재편하겠다』고 동경에서 말했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에 대해서는 외신에 따라 엇갈리고 있으나 「1∼2개월이내」로 보도한 곳도 있고 「여러달」로 보도한 외신도 있다. 어쨌든 실무적으로 볼때 극히 불가능한 짧은 시간을 제시해 현대측도 놀라고 있다.
그는 『재벌이란 정부가 손쉽게 압력을 가할 수 있도록 구성됐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재벌그룹들이 정부의 압력으로부터 덜 취약해지려면 그룹을 해체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씨는 또 현대그룹을 고로제철사업(포철과 같은 일관제철사업)에 진출시킴으로써 경제인으로서 자신의 재기기회로 삼으려는 의지를 보였다. 실제로 현대계열 인천제철(현재는 고철을 처리하는 전기로사업중)이 그 타당성 검토를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공부는 그러나 『일관제철사업은 수조원이상의 투자가 필요한데 현재 세계적으로 철강공급이 과잉인 상황에서 경제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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