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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검·예·합일 무술|검도 생활 스포츠로 각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예로 시작해 예로 끝나는」동양무도의 하나인 검도가 현대인의 심신을 단련하는 생활스포츠로 최근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91년 서울시내 13곳을 비롯, 전국적으로 30여곳에 불과했던 검도도장이 지난해 50여곳(서울 26곳)에서 올초에는 벌써 1백곳 (서울 50개)을 돌파, 해마다 배 이상씩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초고속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3월2일 오픈예정인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의 뉴서울레포츠센터는 어린이 검도교실을 개설, 지난 15일부터 접수신청을 받은 결과 1주일이 지난 22일 현재 7세 이하의 꼬마들만 벌써 20여명에 달해 관계자들의 놀라움을 샀다.
최인호 운영과장은 『당초 10여명 정도를 생각했는데 취학전의 아동들만 이미 20명이 넘은데다 국교생 10여명이 또 수강신청을 해오는 등 검도열기가 이처럼 뜨거울 줄 몰랐다』며 시설을 늘려 성인반도 곧 개설해야겠다고 큰 기대를 표시.
또 지난해 검도강좌를 신설한 서울종로구운니동의 중앙문화센터엔 봄 강좌 개설당시 31명에 불과하던 회원이 겨울강좌에는 무려 83명으로 증가, 인기강좌로 자리를 굳혔다.
또 검도는 아모레화장품 마몽드 선전에 미모의 CF모델 이영애씨가 「산소 같은 여자」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죽도를 휘두르는 모습이 등장할 정도로 여성들로부터도 큰 인기를 얻고있다.
중앙문화센터에 등록한 여성만도 30여명.
과연 검도의 어떤 매력이 이처럼 폭발적인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힘찬 기합소리로 무의 기분을 만끽하게 해주며 기·검·체의 합일점을 찾아 현대인의 잠재된 야성을 일깨워주는 검도의 최대 장점은 신체적 위험이 적고 남녀노소 구분 없이 자신의 체력에 맞춰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다는데 있다.
1백15cm 죽도를 두 손으로 잡고 머리 뒤로 젖혔다 앞으로 내뻗는 반복동작은 심폐기능을 강화시켜주고 발목·무릎·허리·어깨·손목으로 이어지는 관절전체를 부드럽게 하는 전신운동의 이점이 있다.
특히 수련에 앞서 3∼5분 정도의 묵상을 통해 흐트러진 정신을 가다듬는 기의 순치 작용은 여느 운동에선 좀처럼 찾기 힘든 「정과 동이 함께 하는 스포츠」로 큰 각광을 받고 있다.
부모들이 코흘리개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도장을 찾는 까닭도 비디오게임이나 짓궂은 장난 등만을 일삼아 자칫 산만한 성격으로 흐르기 쉬운 어린이들에게 차분한 마음가짐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유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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