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치 명암 엇갈려|영국 맨체스터시·독일 베를린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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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배경과 함께 오는 2000년 여름올림픽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유럽의 대표적인 두 도시가 시민들의 호응도에서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어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의 맨체스터시가 15억파운드(약1조7천70억원)의 예산책정 과정사진을 제시하며 발빠르게 유치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방면 「냉전시대종식」의 상징인 통일독일의 수도 베를린 시는 좌익계의 음해공작으로 인해 내분에 시달리고있는 것이다.
맨체스터는 대회 유치와 상업적 성공의 핵심이 종합경기장·선수촌건립에 있다고 보고 시 중심부에 대형 스포츠단지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올림픽 유치에 적극 호응, 흑자올림픽의 꿈을 키우고 있다. 또 조직위는 오는 9월 몬테카를로에서 열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하는 IOC위원들에게 독특한 사업계획서 등을 제공해 홍보활동을 펼 계획이며 국제축구연맹(FIFA)의 추천을 받아 사기가 드높다.
한편 베를린은 이 시대의 상징적 도시에서 21세기를 여는 올림픽을 치러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세우며 올림픽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최근 좌익세력들은 91명의 IOC위원에게 10분 짜리 비디오 테이프를 보내 독일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외국인 테러행위 등을 보여주며 베를린에 오면 무차별 공격하겠다고 협박, 찬물을 끼얹고있다.
총예산 66억마르크 중 32억마르크(약1조5천4백억원) 를 기업체의 후원으로 조달할 계획인 베를린은 좌익세력의 협박 속에 차질이 없도록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유치과정에서 맨체스터에 이미 뒤지고 있다.
현재 2000년 여름올림픽 유치를 신청한 도시는 6개(맨체스터·베를린·시드니·북경·이스탄불·밀라노)다.
그러나 IOC관계자들은 올림픽 유치경쟁은 북경과 시드니의 2파전에 맨체스터를 다크호스로 꼽고 있다. <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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