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악몽' 이젠 끝…SBS 7연패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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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가.

지난해 12월 20일 프로농구 초유의 경기 중단 사태로 구단과 구단 관계자.코치가 중징계를 받은 후 7연패의 질곡에 빠졌던 SBS가 4일 잠실에서 삼성을 1백-86으로 누르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10승21패로 8위. 그들은 아직도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징계가 과중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SBS에 대한 동정론도 적지 않았고 누구도 연패를 흉보지 않았다. 그러나 정덕화 감독만은 스스로를 동정하지도, 누구의 동정도 원하지 않았다.

정감독은 상대가 누구든 결코 비켜가지 않는 성격이다. 현역 시절 정감독은 이충희-김현준 등 전설적인 골잡이들을 침묵시킨 '킬러' 아니었던가.

SBS 선수들은 삼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전혀 긴장한 모습이 아니었다. 여유와 배짱-. 정감독의 주문이었다. SBS는 전날 전자랜드와 접전을 벌이면서 가능성을 보았고 이날 그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려 했다.

전반 흐름이 좋았다. 삼성은 장기인 '높이'를 살리지 못한 채 20분을 허송했다.

전반 종료 직전 김희선(26득점)이 3점포를 터뜨리고 수비 파울로 추가 자유투를 얻어 55-42로 벌리자 SBS는 자신감을 얻었다. 4쿼터 4분쯤 67-82로 뒤진 삼성의 서장훈이 심판에게 대들다 테크니컬 파울을 기록했다. 마치 삼성이 연패를 당하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명암은 분명했다.

한편 대구에서는 오리온스가 TG 삼보에 85-94로 패해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올 시즌 TG 삼보에도 4연패째. TG 삼보는 27승7패로 단독 선두를 이어갔다.

3쿼터 3분30초쯤 김주성과 앤트완 홀의 연속 득점으로 55-51로 TG 삼보가 앞서나갔다. 오리온스 김진 감독은 지체없이 타임아웃을 불렀다. 5분40초쯤에는 아이작 스펜서의 골밑슛으로 60-57로 오리온스가 치고 나가자 TG 삼보 전창진 감독도 서둘러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그만큼 경기는 접전이었다.

이날 승부는 TG 삼보의 노장 허재(10득점.6어시스트)가 결정을 냈다. 3쿼터 종반 오리온스가 한발 더 내딛는 듯했으나 종료 직전 터진 허재의 3점슛으로 67-67, 승부의 추가 완전히 평행을 되찾았다.

4쿼터 7분55초 허재의 3점슛이 다시 터졌다. 86-78. 그리고 9분, 허재는 스펜서의 볼을 스틸하며 오리온스의 마지막 희망을 날려버렸다.

허진석.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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