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재 "쑥스럽군"…한전에 겨우 이겨 준결 불씨 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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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레프트).손석범(라이트)이라는 정상급 쌍포를 가진 LG화재가 벼랑에 몰렸다가 기사회생했다.

LG화재는 4일 전남 목포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KT&G V-투어 2004' 목포대회 개막전에서 한국전력에 세트스코어 1-2로 끌려가다 겨우 3-2로 역전승했다. LG화재.한전.대한항공 세 팀이 풀리그를 펼쳐 준결승 진출 두 팀을 가리는 남자부 B조에서 한전에 지면 사실상 예선탈락. LG화재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한판이었다.

돌아온 이경수. 하지만 기량까지 돌아온 건 아니었다. 목포대회 직전 스스로 "아직 컨디션을 절반도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말했던 것처럼 이경수의 서브는 네트를 종종 넘지 못했고, 블로킹은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이경수 쪽이 어렵자 LG화재 세터 손장훈의 선택은 손석범(27득점)으로 한정됐다. 그러나 손석범마저 3세트까지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한전 주포 이병희(28득점)는 LG화재 코트를 맹폭하며 상대를 몰아붙였다. 서울시청의 해체로 한전으로 옮겨온 세터 김상기의 안정된 토스를 바탕으로 이병희가 뿜어대는 강타는 거의 백발백중이었다. 한전이 피말리는 듀스 접전 끝에 2세트를 31-29로 따낸 데 이어 3세트마저 25-23으로 가져오자 한전의 홈인 목포 관중들은 환호성을 올렸다.

그때서야 이경수가 서서히 깨어났다. 이경수는 4세트에서 자신의 이날 득점(22득점) 중 3분의1이 넘는 8득점을 올리며 팀을 살려냈다. 5세트에는 LG화재 센터 이용희(7블로킹)가 체력이 떨어진 이병희의 공격 네개를 가로막아 '겸연쩍은' 승리를 지켜냈다.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이 KT&G를 3-0으로 완파하고 서울대회를 포함, 5연승을 달렸다. KT&G는 아직 몸이 완전히 낫지 않은 최광희(8득점)까지 나와 분전했지만, 높이에 조직력까지 갖춘 현대건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목포=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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