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아침] ‘어떤 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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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어떤 예감’ -윤금초(1941~ )

 갈필로 문지른 듯 일획으로 포착한 동작
 
 노란 달 물고 나는 까마귀 다섯 마리, 불길한 어떤 예감 농도 짙게 묻어난다. 빈센트 반 고흐의 ‘밀밭 위의 까마귀떼’처럼 불길한 예감 시시각각 밀려온다.

 
 까마귀 검은 두 눈에 노란 불을 달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까마귀들이 까옥, 까옥 울고 간다. 사람들마다 살기가 힘들 뿐 아니라 견디기 어렵다고 한다. 삶에 평화를 주는 것은 무엇일까. 무한경쟁의 궤도에 진입했음에도 위기를 모르는 자들이 눈밖에 나고 있다. 정직하고 창조적인 심복을 얻어야 한다. 1954년 작품인 이중섭의 ‘달과 까마귀’를 오브제한 이 사설시조의 내용은 ‘불안’이다. 노란 불을 켠 저 까마귀들이 한국일지도 모른다.

<고형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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