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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추천 피서지>운일암 반일암, 대야저수지 수목원, 전주 한옥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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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일암 반일암
집채만 한 바위 가득한 어릴 적 아지트
정세균 | 진안-무주-장수-임실 | 열린우리당

길이 나기 전에는 구름만 지나다녔고, 하루에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반나절밖에 되지 않는 깊은 골이라는 뜻의 운일암 반일암은 어린 시절 내 등굣길이었다.
왕복 40리의 통학길에서 운일암 반일암은 멋진 휴식처이자 아지트였다. 새벽에 집을 나서 학교에 도착하기 전 물가의 너른 바위에 앉아 도시락의 절반을 먹던 곳이고, 계곡 주변 깊은 숲의 으름이나 머루 같은 것들로 고픈 배를 채우던 곳이었다.

운일암 반일암

지금도 운일암 반일암은 멋진 풍광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용쏘바위ㆍ쪽두리바위ㆍ천렵바위ㆍ대불바위 등의 집채만 한 기암괴석들이 겹겹이 자리 잡고 있으며, 노령산맥의 운장산 자락에서 솟구치는 맑고 시원한 냉천수의 물줄기가 그 사이사이를 휘감아 흐르는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저만큼 달아난다.

이곳뿐이 아니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강을 대표하는 금강과 섬진강의 발원지를 두고 있는 우리 지역구는 굽이굽이 골골이 모두 여름 휴가지로 손색이 없다.
금강은 장수군 뜬봉샘에서 시작해 무주ㆍ진안군을 지나고 섬진강은 진안 데미샘을 발원지로 임실군으로 흐른다.

모든 강의 상류가 그렇듯이 물은 하나같이 유리알처럼 맑고 산은 푸르다. 장수의 장안산과 방화동 가족휴가촌, 무주 구천동과 덕유산, 임실의 섬진강변, 진안의 마이산은 모두 손색없는 가족 휴가지이고 운치있는 시골길을 달리면서 한두 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초라한 식당 어디를 찾아들어가 백반 한 그릇만 시켜도 푸짐한 전라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인심이 살아있는 땅이다.
덤으로 장날이 있는 날이면 시골 장터구경도 괜찮을 것이다.

TIP
-문의전화 063-430-2227∼9(진안군청 문화관광과)
-음식점 무주: 금강식당(어죽)063- 322-0979, 장수: 송산가든(옻닭)063- 353-5542, 임실: 도봉집(전통순대)063-643-2980, 진안: 금복회관(애저)063-433-0650
-특산물 진안 인삼, 무주 천마, 장수 사과, 임실 치즈

대야저수지·수목원
산과 물이 어우러진 75km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최규성 | 김제-완주 | 열린우리당

잠시 일상의 짐을 벗고 싶을 때 내가 찾는 곳이 완주군 동상면 일원과 대야수목원이다.
전주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동상면은 대촌산ㆍ위봉산ㆍ학동산ㆍ원등산이 솟아 있고 이들 산지에서 발원하는 소하천들이 북서쪽으로 흘러 대야호와 동상 저수지를 이룬다. 산과 산 사이의 계곡과 두 호수를 연계해 만든 75㎞의 일주 순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이곳 동상면은 우리 전주 최씨 집안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야호 가운데 조상의 시조인 최씨 대호군의 묘가 있다. 대호군은 고려 말 이성계ㆍ무학대사와 절친했다. 무학대사는 ‘장삼자락에 물이 적셔야 후대가 번성하고 인물이 나온다’면서 현재의 묘지 터를 잡아주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500년 후 대야호가 건설되면서 묘가 물에 잠기게 됐다. 후손들은 묘를 옮기지 않고 축대를 쌓아 물 위에 묘가 조성됐다. 당시 예언했던 대로 장삼자락에 물이 적셔졌는지 나는 이경숙 의원과 함께 헌정사상 최초로 부부 국회의원이 되었다. 바로 위의 형님은 현재 전라북도 교육감으로 재직하고 있다.

동상면은 만경강의 발원지인 밤샘이 있다. 지난해 여름 밤샘에서 출발해 도보로 만경강 끝인 심포항까지 생태기행을 다녀왔는데 그때 느꼈던 동상면 굽이굽이 산길과 물길 동네 주민들의 훈훈한 인심이 아련한 추억처럼 가슴에 남아 있다.

대야저수지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상류에 대야수목원이 나온다. 7㏊에 이르는 국내 최대 금낭화 자생군락지가 있는 이곳은 할미꽃ㆍ매발톱ㆍ돌단풍 같은 야생화 군락지가 있다. 열대온실과 분재원ㆍ조각공원도 있다. 잘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봉우리마다 정자가 있고 정자 위에서 숲의 향기를 담은 바람을 맞고 있노라면 모든 시름이 한꺼번에 씻은 듯 사라진다.

TIP
-문의전화 063-243-1951(대야수목원)
-음식점 산너머그곳(오리백숙)063-243-3277
-특산물 동상 곶감, 봉동 생강, 삼례 딸기, 경천 대추

전주 한옥마을
대청마루서 마시는 얼음 띄운 막걸리 한잔
장영달 | 전주 완산갑 | 열린우리당

천년을 이어온 전통문화중심도시 전주의 압권은 뭐니 뭐니 해도 전주 한옥마을이다. 사람들로 가득찬 짜증나는 휴가를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더운 날씨에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했던 사람이라면 꼭 전주로 와보길 권한다. 바쁜 일상에서 탈출해 멋과 맛이 살아 숨쉬는 웰빙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전주 한옥마을이다.

전주 한옥마을은 1930년대부터 형성되었다. 교동ㆍ풍남동 일대의 한옥군은 일본식과 대조되고 화산동의 양풍(洋風) 선교사촌과 학교ㆍ교회당 등과 어울려 기묘한 도시색을 연출하게 되었다. 오목대에서 바라보면 팔작지붕의 휘영청 늘어진 곡선의 용마루ㅁ가 즐비한 명물이다.

전주 한옥마을

창호지문과 온돌방ㆍ대청마루가 그리운 사람들은 한옥체험마을에서 전통한옥의 깊은 맛을 느끼면서, 윷놀이나 서예ㆍ판소리 같은 전통 생활문화를 직접 접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상 깊은 우리 전통의 멋을 남겨주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하다. 아이들을 위한 테마캠프가 열리며 예절ㆍ거문고ㆍ판소리ㆍ차 문화 등 전통 문화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대청은 세미나나 워크숍ㆍ토론의 장으로도 적합하다. 전통한옥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구들에서의 숙박과 오첩반상으로 받는 식사체험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한옥마을 주변으로는 전통문화센터ㆍ술 박물관ㆍ공예품전시관ㆍ기전전통문화원ㆍ한방문화센터ㆍ한지원ㆍ전통찻집이 있다. 밤엔 막걸리집을 꼭 들러보아야 한다. 얼음을 동동 띄운 막걸리에 셀 수도 없이 나오는 안주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마저 편안해진다. 남부시장의 빛의 거리도 좋고, 아침이면 콩나물국밥이나 순대국밥은 어떨까? 올 여름엔 천년 전통에 흠뻑 빠져보기를 권한다.

전주 한옥마을
한옥은 정신 에너지의 충전소
이광철 | 전주 완산을 | 열린우리당

일주일에 3~4일을 전주 본가에 내려가 지역구 일정을 챙기면서 지낸다. 한옥마을은 가끔 들러 내 정신적 에너지를 충전하고, 육체의 휴식과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는 소중한 곳이다. 골목골목을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여유라는 것이 생긴다. 그 여유는 마음에 충만한 에너지를 주고, 고요함 속에서 비로소 내 안의 내가 조용히 말을 걸어온다. 전주 한옥마을에선 폐허처럼 방치된 한옥이 아닌, 아직도 사람들이 보듬어 살고 있는 ‘숨쉬는 한옥’을 만날 수 있다.

TIP
-문의전화 063-282-1330(한옥마을안내소)
-음식점 왱이집(콩나물국밥)063- 287-6980, 양반가(전주 한정식)063- 282-0054, 가족회관(전주 비빔밥)063- 284-0982
-특산물 전주한지ㆍ이강주(술)ㆍ태극선(부채)ㆍ합죽선(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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