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건강법] 서울대 수의대 우희종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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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참선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지킵니다.”

 서울대 수의대 우희종(49·사진)교수에겐 운동과 선(禪)이 최고의 건강법이다. 고등학교 때는 기계체조, 대학에선 미식축구, 일본·미국 유학 시절엔 단축 마라톤·수영으로 건강을 다졌다. 교수가 된 뒤엔 서울대 복싱부를 처음 만들어 감독 겸 코치로 학생들과 함께 복싱을 하기도 했다.

 1992년 미국 하버드대 강사에서 서울대 교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는 상당한 심적 부담과 갈등을 느꼈다. 외국생활에 익숙해진 가족을 설득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스스로 찾은 것이 참선.

 어떤 특정한 화두(話頭)에 마음을 집중하는 화두선을 시작했다.

 “아침·저녁으로 각각 30분 이상 없을 무(無)라는 화두에 2년간 집중했다. 그후 화두를 통한 체험을 한 뒤 마음이 편안해졌다. 모든 스트레스와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운 느낌이었다.”
 “불경엔 모든 중생에겐 불성(佛性)이 있다”고 쓰여 있다. 그런데 한 스님이 중국의 조주라는 선승에게 “동물(개)에게도 불성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예상외로 ‘무’(無)라고 답변했다. 조주 스님은 왜 ‘무’라고 했을까? 우 교수는 깊은 명상을 통해 그 답을 찾아 나섰다.

 우 교수는 “무 외에 ‘이뭐꼬’(이것이 무엇인가), ‘뜰앞에 잣나무’ 등 여러 화두로 참선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중엔 물 마시고, 밥 먹는 것 모두 화두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참선을 막 시작한 초보자는 스님과 같이 먼저 체험한 사람의 지도를 받는 게 좋다. 입문 단계에선 자세도 중요하다. 반가부좌하고 앉아 손을 단전(배꼽 밑 9㎝ 쯤 되는 부위)에 모으고 혀 끝은 입천장에 말아 붙인다. 눈은 반쯤 뜨고 온 몸의 힘을 빼되 등뼈는 바로 세운다. 이렇게 30분 가량 참선한 뒤 불편하면 5분 쯤 몸을 푼다. 익숙해지면 통증이 와도 ‘그냥 통증이 오나 보다’하면서 내버려둔다.”
 우 교수는 화두선 등 참선을 하면 좋은 유형으로, 진정한 자기 찾기를 원하거나 평소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성격이 급한 사람을 꼽았다.

 “참선을 한 뒤 마음의 자유와 평화를 얻게 됐다. 지금까지 큰 병을 앓지 않아 병원 신세를 져본 일이 없다. 남과 나누는 삶도 가능해졌다. 성경도 진리의 말이란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모아 『생명과학과 선』이란 책을 냈다. 또 조계종 생명윤리위원회 위원, 안양소년원 종교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자리타 바이오텍이란 생명공학 벤처도 설립했는데 자리타(自利他)는 ‘나와 남을 같이 이롭게 한다’는 의미란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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