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서도 빛난 할리우드 스타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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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 04면

아널드 슈워제네거

셰익스피어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여러 가지 배역을 맡아 연기하는 배우에 불과하다(희곡 ‘뜻대로 하세요’). 이 말을 응용하자면 어떤 분야에서 뛰어나다는 것은 그 분야에서 ‘연기’를 잘한다는 뜻이 아닐까. 훌륭한 배우는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고 훌륭한 정치인도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성립하겠다.

미국에도 배우 생활을 하다 정치인이라는 새로운 배역에 도전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배우 출신 정치인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상이한 점이 더 많다.

카멜 시장을 지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있는가 하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1981~89)도 있다. 하원의원·상원의원·주지사로 일한 이들도 있다.

정계로 진출한 이유도 다양하다. 하원의원을 지낸 소니 보노(94~98)는 식당을 열기 위해 공무원들과 접촉하다가 관료제의 병패에 낙심한 나머지 직접 정계로 진출했다. 배우조합 회장 경험이 정계 진출의 밑거름이 된 경우로는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조지 머피(65~71)와 레이건이 있다.

로널드 레이건(左), 클린트 이스트우드(右)

정치인이 되기 위해 우선 배우가 된 경우로는 하버드대 출신 하원의원이었던 프레드 그랜디(87~95)가 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2003~현재)도 정계 진출에 애초부터 관심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배우와 정치인이라는 ‘배역’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커리어를 추구한 경우도 있다. 또 배우가 되기 전에 다른 직종에 종사한 사례도 있다. 그랜디는 주지사 선거에서 낙선하고 최고경영자(CEO)로도 5년간 활동했다. 슈워제네거는 배우가 되기 전에 보디빌딩 챔피언이었다. 미네소타 주지사를 지낸 제시 벤추라(99~2003)는 레슬링 선수였다.

배우나 정치인이나 진실성이 있는 ‘연기’를 할 때 훌륭하다고 인정받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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