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둑] '제41기 KT배 왕위전' 결전의 장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제41기 KT배 왕위전'

<도전기1국>
○ . 윤준상 6단(도전자) ● .이창호 9단(왕 위)

제9보(120~147)=이창호 9단이 오늘 도쿄에서 후지쓰배 세계선수권 준결승에 나선다. 상대는 일본의 장쉬 9단. 대만 출신으로 린하이펑 9단의 제자였고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의 사위이며 일본의 명인이 됐다. 지금은 기성(碁聖).NEC배.아함동산배 등 3관왕이다. 세계대회는 아시아TV선수권에서 한 번 우승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일본 최강자로 손꼽히곤 한다. 만만찮은 적수인 것이다.

이창호 9단은 세계대회서 22번이나 우승한 사람이니 이 방면에서 그를 따라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이 9단도 2005년 3월 춘란배 우승을 끝으로 2년여 동안 세계대회서 우승 맛을 보지 못했다. 오늘 아침 이 9단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머리에서 뜨거운 기운이 치밀어 올라오는 바람에 후반으로 갈수록 고통을 겪었다는 이창호. 그러나 최근엔 머리가 맑아졌다는 좋은 소식도 들려온다. 승부 세계에 영원한 강자는 없는 법이지만 이창호는 바둑을 위해서라도 쉽게 꺾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후지쓰배 준결승전 다른 한판은 박영훈 9단 대 요다 노리모토 9단의 대결이다).

지금 대국은 누가 우세한지 좀체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이지만 윤준상 6단은 122로 밀고 125엔 126으로 지켜둔다. 모두 두텁다는 느낌을 주는 수들. 조훈현 9단은 "침착하네" 하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129와 134는 거의 맞보는 곳. 이 무렵 형세 판단은 서울에선 흑이 약간 앞섰다는 견해였고 청두(成都)의 조훈현 9단은 백이 두텁다는 쪽이었다.

최후의 승부는 A 방면의 두터움이 어떤 경계를 긋느냐. 두 사람은 아직 이곳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하지만 바둑이 한두 집 차이라면 이곳 경계를 놓고 벌어질 줄다리기가 얼마나 첨예할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