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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예일대/하버드대 명성에 “도전장”(지구촌 화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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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클린턴부부 후광업고 “최고대 되자”/모교출신 중용 “부푼꿈”/학생도 실력향상 열중
미 명문 예일대 출신인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 아이비리그의 영원한 맞수인 하버드대와 예일대의 서열이 뒤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랫동안 하버드대의 그늘에 가려 「슬럼대학」이라는 조소를 면치 못했던 예일대가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를 업고 학계에서도 명성을 높이기 시작한 것이다.
예일대법대 1학년생인 제니퍼 헌트는 『작년에 하버드냐 예일이냐를 놓고 왜 그렇게 고민을 했던지 모르겠다』며 예일대를 선택한 자신의 선견지명을 자랑했다.
물론 예일대의 명성이 높아지게 된 것이 빌 클린턴부부가 모두 예일대법대 출신이어서거나 조지 부시 전대통령 역시 예일대 출신이어서만은 아니다.
또 존 F 케네디대통령 이후 지난 30년동안 미국대통령에 오른 정치인중 하버드대 출신이 한명도 없다는 통계 때문만도 아니다. 예일대의 새로운 부상에는 이런 사실 못지않게 학생들의 실력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지가 발표한 대학순위에 따르면 하버드대가 여전히 전반적으로 예일대를 앞서고 있지만 법대에서만은 예일대가 하버드대를 앞질렀다. 당시 하버드대 학보도 사설을 통해 학생규모를 따지면 하버드대 법대가 예일대 법대보다 3배 많지만 실력면에서는 예일대에 뒤진다고 솔직히 인정했었다.
이같은 예일대 붐을 반영하듯 지난해 이 대학의 학생등록률도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으며,법대의 경우 올해 지원자가 5천명을 넘어섰다.
예일대가 소재한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는 현재 클린턴대통령이 과거 케네디가 모교인 하버드대를 위했던 것 이상으로 예일대 출신을 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해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하버드대 법대의 한 관계자는 현 연방 대법원판사 9명중 하버드대 출신이 4명이나 되고 연방 상·하원에도 22명이 진출해 있다는 통계를 들어 하버드의 명성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중책을 맡은 하버드파도 따지고 보면 순수 하버드인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로버트 라이시노동장관의 경우 하버드에서 강의를 했었지만 역시 예일대 법대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로버트 루빈 백악관 국가경제회의 의장도 예일대 법대를 거친뒤 하버드대를 졸업했다.
미 중앙정보국(CIA)국장 제임스 울시도 예일대 법대를 졸업한 인물로,앞으로 예일대 출신을 중앙정보국으로 끌어들이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레스 애스핀국방부장관 역시 예일대 출신이다.
지난해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결과가 달리나왔다 해도 신행정부의 예일대 중용에는 변함이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경선에 나섰던 제리 브라운과 폴 송거스도 예일대 출신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전문가들은 클래런스 토머스대법원판사의 상원인준 청문회를 계기로 예일대 법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고 풀이하고 있다.
클래런스판사는 물론이고,클랜런스에게 성적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한 애니타 힐교수,상원법사위원회의 앨런 스펙터의원과 존 댄포스의원,증인으로 나섰던 존 다기트 등이 모두 예일대 출신이었다.<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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