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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리더십은 열정·헌신과 솔선수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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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용희 교수,신성오 전 외교안보연구원장,서영길 전 해사교장(왼쪽부터)과 학생들이 대조영함을 타고 이순신 장군의 전적지를 돌아보았다. 거제도 옥포 앞 해상에서 지 교수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첫 승리(옥포해전)를 거둔 곳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송봉근 기자]


“충무공이 임진왜란서 올린 ‘23전 23승’ 전적은 로또 1등 당첨보다 힘든 800만 분의 1의 확률이다”
 
4일 오후 경남 진해항에서 남쪽으로 30㎞ 떨어진 남형제도 앞바다. 거친 물살을 헤쳐가는 한국형 구축함(KDX-Ⅱ) ‘대조영함’ 갑판에서 이순신 리더십 연구회 지용희 이사장(64·서강대 교수)이 50여 명의 대학생과 토론을 벌였다.

지용희 교수는 서영길(62) 전 해군사관학교 교장, 신성오(65) 전 외교안보연구원장 등 이순신 리더십 연구회 이사들과 함께 2∼5일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해군캠프’를 이끌고 있었다.이들은 ‘이순신 리더십 연구 대학생 동아리’를 만들기 위해 충무공에 관심있는 전국 20여개 대학의 학생들을 모아 수련회를 열었다.

지 교수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은 열정과 헌신,솔선수범으로 요약된다. 가정과 기업, 국가가 총체적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는 요즈음 이순신 장군은 바람직한 리더의 모델이다”라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은 진중에 있을 때 한 번도 갑옷을 벗은 적이 없을 정도로 모든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등 현대의 성공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분이다.”(이민정·22·여·대전대 군사학과 4년)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은 유비·관우·제갈량의 리더십이 합쳐진 것 같다” (김현근·24·서강대 경영학과 3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작동엔진을 바꾼다는 “디젤엔진에서 가스터빈으로 전환”이라는 함내 방송과 함께 배의 속도가 시속 15노트에서 30노트로 빨라졌다. 시속 60㎞로 질주하는 배가 올망졸망한 섬들 사이로 순항하는 가운데 학생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대조영함은 이순신 장군의 관할구역이었던 경상좌수사 남쪽 경계인 남형제도를 거쳐 칠천량 해전지를 둘러본 뒤 4시간 만에 진해항으로 돌아왔다. 학생들은 장병들의 안내로 이지스급 군함 내부도 자세히 둘러봤다. 너비 17m,길이 150m,높이 40m 크기의 군함에 장착된 대잠 헬기 2대, 어뢰유인장치, 대함·대공 유도탄, 레이더, 수중음향장치 등 근접방어무기체계(CIWS)를 살펴봤다.

대학생들은 조영삼 함장이 “적의 어떤 공격도 사전에 차단할수 있고 높이 7m의 파고에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함으로 충무공이 제작한 거북선이 이만큼 발전한 것”이라고 소개하자 감격해 하는 표정들이었다.

저녁에는 지 교수의 ‘경제전쟁과 이순신 리더십’이라는 강의를 듣고 토론을 이어갔다.

김응섭(26·명지대 대학원)씨는 “요즘같은 삭막한 세상을 이순신처럼 살면 ‘왕따’당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지 교수는 “손해보더라도 원칙을 지키고 살다보면 결국은 이기게 된다. 이순신 장군 같은 사람이 존경받는 사회 풍토를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학생들은 “이순신 장군은 갑옷을 일부러 벗고 적의 탄환을 맞았느냐” "선조가 이순신 장군을 직접 심문했나” “명랑대첩 때 울돌목에서 쇠줄을 사용해 왜선을 침물시켰나”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연구회 임원진이 자세한 답변이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중학교 때 이순신 장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지 교수는 경영학자 입장에서 이순신 장군의 생애와 사상을 연구해 왔다. 이순신 리더십 관련 강의만 200여 회 할 정도로 이순신에 푹 빠져있는 학자다.

김상진 기자<daedan@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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