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 높아가는 세계 무역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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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수입차 덤핑제소 일정 발표/일본 중국철강 반덤핑 관세부과/EC 일 개방촉구·대미보복 태세
【워싱턴·동경·브뤼셀·파리 연합=외신 종합】 일본이 외국의 무역조치에 대항,보복관세를 정비할 방침을 굳히고 미 자동차 3사가 수입차량에 대한 덤핑제소 일정을 발표한데 이어 유럽공동체(EC)는 수입증대를 위한 일본의 개혁조치를 촉구,세계 무역전쟁의 구름이 점점 짙게 덮이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GM)사·포드사·크라이슬러사 등 미 자동차 3사는 한국·일본·EC 등으로부터 수입되는 차량중 트럭을 제외한 모든 차량에 대해 오는 12일 덤핑혐의로 제소할 방침이라고 미 월 스트리트 저널지가 3일 보도했다.
자동차 3사의 이같은 방침은 외국산 자동차판매 가격인상 또는 25%의 관세부과를 노린 것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한편 일 통산성은 3일부터 중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최고 27.2%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보복관세를 정비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보복관세기간과 품목 및 세율을 일본품목이 불이익을 받고있는 기간 및 품목·세율과 같게 할 것이며,이같은 과세율 법개정안을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EC측은 날로 가중되고 있는 EC의 대일무역적자가 매우 우려할만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일본이 수입증대를 위한 개혁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리언 브린턴 EC대외무역담당집행위원은 2일 EC의 대일무역적자가 지난해 3백12억달러에 달했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브리턴위원은 아울러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체제아래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조기 마무리될 수 있도록 일본이 EC와 미국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자크 시락 전프랑스총리는 EC산 철강제품 덤핑예비판정과 EC산 통신설비의 정부조달부문 구매금지 조치를 내린 미국에 대해 강력한 대응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각국의 강경반응에도 불구,미 상원무역소위는 2일 폐기됐던 통상법 슈퍼301조를 부활해 발효기간을 5년으로 연장시키는 한편 교역상대국의 무역협정 강제 이행을 규정한 무역협정이행법(TACA) 등 2건을 상원본회의에 제출,본격적인 무역전쟁의 발발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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