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 경제팀/케임브리지학파 대거 포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요직에 대부분 MIT 출신 박사들/시장경제 강조서 「정부개입」중시로
빌 클린턴 행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미국경제는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시카고학파의 손에서 정부역할을 강조하는 MIT의 케임브리지학파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는 미국 경제정책이 미국의 현대경제학을 대표하는 두 경제학파중 밀턴 프리드먼의 시장경제학에서 폴 새뮤얼슨의 성장경제학으로 그 바탕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클린턴대통령이 경제요직에 지명한 인사들을 보면 많은 수가 MIT(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소재)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들이다.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의장으로 지명된 로라 타이슨교수(버클리대)가 74년 MIT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것을 비롯해 이 자문회의 2인자로 선택된 앨런 블라인더교수(프린스턴대)는 71년,3인자로 지명이 확실시되는 스탠퍼드대의 조제프 스티그리즈교수도 66년 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밖에 노동부 수석경제연구원으로 임명된 하버드대의 로런스 카즈교수는 85년,클린턴이 신설한 국가경제안보회의 멤버로 지명이 확실한 데이비드 커틀러 하버드대교수도 91년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경제학자들이다.
이들 외에도 재무부 국내 담당차관으로 임명된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박사학위를 하버드에서 받았지만 학·석사학위를 MIT대에서 마쳤다.
케임브리지학파의 등장은 과거 12년동안 시장경제론을 신봉하는 시카고학파가 주름잡은 공화당정부하의 워싱턴 경제정책에 대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학파의 시장경제이론은 로널드 레이건·조지 부시행정부 경제정책의 틀을 제공했다. 시장경제이론이 자유시장 주의자들의 집합체인 시카고대학 교수들을 축으로 발전되어 왔기 때문에 시카고학파로 불리는 이 학파는 시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전제위에 ▲정부개입을 가능한 줄이는 작은 정부 ▲소득세와 자본소득세 감면 ▲자유무역 ▲학부모들의 공사립학교 선택권 등을 옹오해왔다.
이 학파에는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리드먼교수를 비롯,조지 스티글러교수 등이 있다.
케임브리지학파는 시장경제가 모든 경우에 완벽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경우 정부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세기를 더 거슬러 올라가는 영국 경제학자 존 케인스(케인스학파의 시조)에 이론적 뿌리를 두고있는 이 학파는 경제가 어려울땐 공공정책을 통한 정부개입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필요할 경우 세금인상 ▲부자들에게 중과세 ▲투자촉진을 위한 세감면 ▲비숙련 노동자의 훈련 등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엔 새뮤얼슨교수를 비롯,로버트 솔로·프랑코 모딜리아니 등 3명의 노벨경제학 수상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60년대부터 85년까지만 해도 미국내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들이었다.
오늘의 미국경제를 위기로 진단하고 공공투자 등 정부역할과 민간투자 확대 등을 통한 경제재건을 강조한 클린턴대통령이 이 학파의 경제학자들을 중용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뉴욕=박준영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