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입때도 대리시험”/노군 자백… 경찰,수사 확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컴퓨터조작 3명 부정입학/총장누나 등 4억여원 받아/광운대/6명 영장
대입 대리시험사건에 이어 광운대에서도 대학 고위간부 등이 낀 대규모 조직적인 입시부정이 드러났다.<관계기사 3,22,23면>
또 대리시험사건은 3일 새벽 자수한 대리응시대학생 노혁재군(20·Y대 의예1)이 지난해 후기대 입시때도 대리시험을 치렀다고 자백함에 따라 이 범행이 최소한 2년에 걸쳐 이뤄졌음이 드러나 대학측 관련자에 대한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광운대 입시부정=서울경찰청은 2일 광운대(총장 조무성) 교무처장 조하희교수(53),관리처장 장창용씨(58),조 총장의 누나 조정남(61·광운유치원 관리주임)·정길(59·광운국교 사무장)씨 자매,서울 강동고 교무주임 이두산(54),서병화(68)씨 등이 92학년도와 올해 전·후기 입시에서 4억2천여만원을 받고 92학년도에 전자공학과에 합격한 유모군(20·강동고졸) 등 3명을 부정합격시킨 사실을 밝혀냈다.
부정합격자는 모두 이 교사가 재직중인 강동고 졸업생으로 유군 이외에 윤모(20·올해 전기환경공학과 합격)·조모(20·올해 후기 건축공학과 합격 예정)군 등이다.
경찰은 이에따라 장 처장·이 교사·서씨 등 3명과 이들에게 1억5천만∼1억2천만원씩을 주고 합격을 부탁한 유군의 어머니 최애선씨(48)를 포함한 학부모 2명 등 5명에 대해 배임·수증재 등 혐의로 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이미 지난 91학년도 대입때 고모씨로부터 딸의 합격을 미끼로 7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조정남씨를 구속하고 달아난 조 교수,부정합격생 윤모군의 아버지 윤부영씨(47),미국 체류중인 조정길씨 등 3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이들이 성적이 낮은 학생의 학력고사점수 등을 실제보다 높게 컴퓨터에 입력시켜 순위를 높이는 수법으로 합격시켜온 점으로 미뤄 컴퓨터작업 관련 교직원들의 개입도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이와함께 조정남씨 등이 90년 10월 조 총장에게 「추후 부정입학 관련 청탁행위를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쓴 사실을 확인,90년 이전에도 같은 수법의 부정합격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궁중이다.
◇대리시험사건=경찰은 자수한 노군으로부터 92학년도 후기대 입시때도 한양대 안산캠퍼스 경영학과를 지원한 김모군(20·D고졸)의 대리시험을 치르고 9백만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에따라 경찰은 구속된 신훈식씨(33·K고교사) 등 일당을 상대로 지난해 또는 그 이전에 저지른 입시부정사례를 캐고 있다.
노군은 특히 경찰에서 『신씨가 올 후기대 대리시험 대가로 1천만원을 미리(지난해 12월초) 주면서 「학부모로부터 3천만원을 받아 너와 나,한양대 관계자가 1천만원씩 나눠갖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진술,범행에 대학 관계자가 결탁돼 있다는 심증을 더하게 하고있다.
신씨 등은 지난해 김군의 대리시험 대가로 김군의 부모로부터 1억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이제까지 모두 7건에 5억6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2년에 걸친 대리시험 부정 7명중 6명이 한양대 안산캠퍼스에 집중된 사실을 중시,대학 관계자를 상대로 범행 가담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노군에 대해 3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군의 아버지 김영국씨(45·사업)를 추가로 수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