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축구팀 기대 반 우려 반|창은 날카로운데 "방패"가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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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멕시코 4강 신화」를 호주에서 재현하겠다는 한국청소년축구대표팀의 출사표는 과연 믿을 만 한가.
호주에서 전지훈련중인 한국청소년 팀은 28일 밤(한국시간) 시드니 마르코니 경기장에서 벌어진 호주청소년 팀과의 친선경기 최종3차 전에서「악 발이」조진호(경희대)가 혼자 두골을 뽑는 수훈에 힘입어 2-1로 낙승, 1무1패 후 첫 승리를 올렸다. 이날 승리로 한국청소년 팀은 불과 1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7회 세계청소년(19세 이하), 축구선수권대회(3월7∼18일· 호주)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호주청소년 팀은 지난 대회(90년 포르투갈)에서 4강에 오른 강호. 잘 짜여진 조직력을 앞세워 파워축구를 구사하는 호주는 지난 대회 우승팀인 포르투갈과 함께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홈그라운드의 호주는 이 대회를 겨냥, 벨기에프로팀에서 활약중인 스트라이커 알렉스 자레조프를 긴급 보강하는 등 심혈을 기울여 정상등극을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국청소년 팀이 신장과 체력에서 월등히 앞선 호주 팀을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은 지난해 5월 팀을 구성한 이래 그 동안 착실히 훈련을 해 온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 팀 구성 후 3차례나 대폭적인 선수교체를 단행하는 등 끊임없이 전력향상을 꾀해 왔으며 이번 호주와의 세 차례 평가 전에서 맹활약한 조진호를 비롯해, 박철(대구대), 유상수(고려대 )등은 지난해 말 최종적으로 합류한 정예멤버들이다.
호주와의 평가 전을 통해 드러난 한국청소년축구의 취약점은 조직력, 특히 수비라인의 허술함이 최대의 보강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장신 최용수(연세대·186cm)를 선봉에 내세운 공격진은 믿을 만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그 동안 흠으로 지적돼 온 수비라인의 허술함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공·수 부조가 두드러진 것.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유상수를 최종스위퍼로 하는 수비진을 운용했으나 번번이 호주공격진에 돌파 당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반면 공격진은 호주와의 3게임을 포함, 모두 6차례의 연습경기에서 총18골을 뽑아 냄으로써 한 게임 평균 3골씩을 기록하는 높은 득점 력을 보였다.
따라서 한국청소년축구가 호주대회에서「코리아돌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서둘러 베스트11을 확정짓고 남은 기간 동안 조직력과 기동력을 십분 배양, 전력을 극대화하는 일에 총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는 게 공통된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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