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대문 안 "환경문화재 지정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서울의 4대문 지역, 즉 과거 한양의 공간적 환경 전체를 도시문화재로 지정해 복원·보존해야 한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김성우 교수(연세대 건축학)는『녹색평론』1, 2월 호에「도시문화재 한양의 보존」이란 논문을 싣고「환경 문화재」란 새로운 개념의 도입을 주장했다.
건축물만을 문화재로 볼 것이 아니라 건축물이 포함되는 더 넓은 환경 적 단위를 문화재로 보는 것이 환경문화재의 개념이다.
옛 한양은 도시공간 구성이 자유로우면서도 자연스럽게 처리된 한국적 도시로서 서울이 아직도 조선시대 한양의 골격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환경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 논문의 골자다.
김 교수는『서양의 건축 관은 건축물의 독립적 가치를 추구했지만 동양, 특히 한국의 건축은 관계 적 상황 또는 공간적으로 더 큰 전체를 구성하는 유기적 원칙에 의해 근본적으로 규정되므로 환경문화재 개념의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서울의 4대문지역은 대부분의 큰길이 조선시대를 거쳐 그대로 사용돼 왔던 길이며 골목길·필지 규모까지 놀라우리만큼 조선시대의 도시골격을 그대로유지하고 있다』면서『도시보존이란 이 같은 과거의 질서체계나 관계 적 상황을 드러내고 살려주는 쪽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서울이 옛 한양의 열 배가 넘게 확대된 현재, 근대적 개발은 한양성 밖으로 유도하고 4대문 지역은 보존방침을 새로 정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도시문화재 한양의 보존방향으로▲상업보다 문화적 측면에 치중한 장기발전 방향을 세울 것▲건축고도제한을 각하 해 수평적 도시 분위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우회도로를 신설해 4대문 지역의 차량통행을 줄이고 보행 도시적 특성과 공원적 분위기를 살리며▲없어진 궁궐 등의 환경문화재를 복원해 과거의 전체적·공간적 상황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