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캠프 "NO 네거티브" 윤리위 제소 취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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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26일 "화합을 위해 당 윤리위원회에 상대 후보 캠프를 제소한 것을 모두 취하하겠다"고 말했다. 당 원로들로 구성된 캠프 상임고문단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어제(25일) 당직자.검증위원장.윤리위원장 등과 함께 다른 후보들과도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했다"며 "근래에 당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인 게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식사를 하며 후보들도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이에 따라 우리 캠프에서 (당 윤리위에)제소한 것은 취하하고 당이 화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 후보 캠프는 주가 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제기한 박근혜 후보 캠프의 이혜훈 대변인을 윤리위에 제소해 놓은 상태다.

이어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장인 박희태 의원도 고문들에게 "우리 캠프가 앞장서 하는 공격을 모두 중단하겠다"며 '노(No) 네거티브 선언'을 했다. 이 후보 측이 '노 네거티브'를 치고 나온 것은 이 후보에 대한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는 박 후보 측과의 차별화를 노린 것이라 분석된다. 또 계속되는 검증 공방에서 벗어나 쟁점을 정책 대결 등 다른 쪽으로 분산하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 같다. 이 과정에서 당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과열 경쟁과 분열에 대한 지지자들의 우려를 씻어낼 수 있다는 생각도 한 것 같다.

하지만 박 후보 측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캠프 김재원 대변인은 "이 후보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정말 화합을 원한다면 박 후보를 음해해 온 참모들의 사과부터 지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후보 측과 함께 윤리위 고발을 취하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중요한 것은 각자 캠프를 단속하는 것이다. 윤리위에 제출한 종이 한 장을 찾아오고 말고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국책자문위원회의 출범식을 열었다. 한나라당 국책자문위는 1997년 출범한 전직 장.차관, 군 장성, 대학 총장 등 사회 원로급 인사들의 모임이었으나 대선 패배로 인해 제대로 운영이 안 되면서 결원이 생겼다. 그러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최근 새롭게 조직을 정비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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