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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느끼고 대화하는 아빠"|1회 「좋은 아버지 상」 받은 서울 동부 경찰서 한진구 경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자녀가 믿고 대화하고 싶어하는 아버지가 가장 좋은 아버지』라고 말하는 「제1회 좋은 아버지상」 수상자 한진구씨 (35·서울 동부 경찰서 남구의 파출소 경장).
작년 12월 결성돼 6백명의 아버지 회원을 갖고 있는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 김동렬)이 최근 선정한 한씨는 평범한 시민이지만 자신의 직업에 자긍심을 갖고 성실하게 생활하면서 자상하고 민주적인 가장이 되려고 노력해온 유치원 꼬마 (남·7세)의 아버지.
83년부터 경찰에 몸담아 온 그는 『아버지가 직업에 긍지를 갖는 것이 자녀가 아버지를 신뢰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믿어 자신의 일터인 파출소에 아들을 데려가거나 때로는 순찰차에 태워 아버지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를 정확하게 보여주려 애쓰기도 한다.
그런 탓인지 격무로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도 아이가 아버지의 입장을 이해하려 애쓰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것.
한 경장은 비번날 피곤해도 아들에게 가능한 한 잠자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함은 물론 이런 날 아이에게 평소 소홀했던 일들을 찾아 부족함이 없도록 신경을 쓴다고 했다.
그는 「좋은 아버지…모임」에 참여해 아이와 주말에 연극·영화 감상, 기차 여행, 문화 유적 탐방을 하기도 하며 물물교환 장터, 재생 용지 사용 캠페인 현장 등에 참석해 무엇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가능한 한 아이가 보고 배운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무엇을 느꼈니?」 「무엇을 배웠니?」라고 묻는 것을 피하는 자상하고 세밀한 아버지이다.
그는 아이가 피치 못해 유치원을 빠져도 결석계를 제출, 책임감을 배우도록 유도하며 항상 아들을 포함한 식구들이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그를 존중해 줄 수 있도록 각자의 요구사항을 적는 간이 게시판을 집안에 설치하고 있다.
아이가 한씨의 사랑을 듬뿍 느끼도록 하는 것 중의 하나는 그외 정성과 애정을 가득 담은 사진 찍어주기.
그는 아들이 태어난 순간부터 사진을 찍어주기 시작해 그 동안 3천5백장에 성장해 가는 과정을 놓치지 않고 담아놓았는데 아이가 결혼할 때까지 계속 찍어 나중에 아들과 며느리에게 선물로 줄 생각이라는 것.
그는 유달리 병약한 아들이 5살부터 아빠와 힘께 관악산을 조금씩 오르도록 해 이제는 아이가 이산의 정상까지 도음없이 오를 정도로 건강을 되찾게 했으며 잠자리에서는 늘 동화책을 읽어주는 남다른 성애의 소유자이다.
『애정으로 알아듣도록 타이르는 것이 회초리보다 효과가 있다』는 한씨는 『한번 도매를 들지 않았어도 예절 바르고 구김 없이 가란 아이가 고맙다』고 했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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