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뽑는 朴의장 "위헌 국회로는 못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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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박관용 국회의장이 결국은 칼을 뽑을 것 같다. 여든 야든 더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FTA 비준동의안, 선거법 처리문제로 난장판이 된 국회상황을 지켜보며 본회의 발언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선거구를 위헌 상태로 계속 끌고 갈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직권 상정을 시사한 발언으로 여야는 받아들였다. 그는 이어 "국회는 타협을 하는 곳"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4당은 즉각 협상에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협상이 안 돼 자신이 직권 상정을 하면 그것은 여야의 책임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에게 이번 국회는 마지막 정기국회다. 16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정계은퇴를 예고한 그다. 그래서 그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안간힘이다. 그는 이날 기자들 앞에서 혼잣말처럼 이렇게 말했다.

"이런 시기에 의장을 맡고 있다는 게 스스로 원망스럽기만 하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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