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LD(레이저디스크)시대 본격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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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그동안 일부 매니어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LD(레이저디스크)가 대중적인 영상매체로 발돋움하고 있다.
SKC·삼성전자 광소프트팀·스타맥스 등 3개 업체가 매달 6∼10편씩 영화 LD를 발매함에 따라 그동안 소량의 노래반주용(가라오케 )디스그로 근근이 유지되던 국내 시장 급속히 활기를 띠고 있다.
이미 비디오 테이프로 소프트전문업체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 놓은 SKC는 워너사와 MGM사의 영하를 중심으로 LD를 발매할 예정인데 외화로는 『로키』『레인맨』을. 방화로는『나의 사랑 나의 신부』『서울 무지개』등을 이미 시장에 선보였다.
삼성전자 광소프트팀은 CIC영하와 일부 인디팬딘트 영화를 내고 있는데 『스팔타커스』『조스』등 20여편의 영화를 발매해 놓은 상태다. 특히 삼성전자는 자체 레이블인「나이세스」를 설립, 인디팬던트 영화와 기획물 등을 발매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이밖에 LD보급 초창기 이 노래반주용 디스크를 다수 발매해 시장을 선점했었던 스타맥스도『양철북』『카미유 클로델』등의 영화 LD를 내놓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1980년 필립스사에 의해 처음 개발된 LD는 비디오 테이프와 비교했을때 고화질·고음질에다가 수명이 반영구적인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비디오 테이프의 경우 자주 보지 않더라도 8∼10년 정도면 수명이다 하는데 비해 레이저광선을 이용해 비접촉 방식으로 재생되는 LD스크의 마모가 없어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이 때문에 장기간 소장을 희망하는 영화·비디오광들에게는 테이프보다 훨씬 선호되고 있다.
다양한 영상소프트가 발매되고 있는 미국·일본 등에서는 LD시장이 테이프시장의 절반수준에 육박할 점도로 커지고 있다.
LD시장 확대의 최대 장애로는 재생기기인 LDP의 국내보급수준이 아직 미미하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보급대수를 대략 12만∼13만대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는 10년전의 VCR 보급대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쯤 LDP의 저가형 모델이 발매되면 보급수준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일단 보급 대수가40만대를 넘어서면 LD소프트시장이 안정권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한 테이프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도 난점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현재 방화는 3만5천원, 외화는 4만∼4만2천원 정도에 팔리고 있는데 테이프 가격이 2만∼2만5천원선인 것을 감안하면 일반소비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도 국내 생산 설비가 완공되어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들어가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 공장이 없어 원판 마스터 링까지만 국내에서 하고 프레싱은 일본에 의뢰해만들고 있는데 내년 하반기 중으로 SKC등에서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어서 가격의 대폭인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LD가 일반소비자보다 매니어들에게 더 어필하는 매체라는 점에 착안해『기존의 테이프시장과는 차별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테이프로도 손쉽게 구해볼 수 있는 영화 등을 LD로 다시 발매하는 것은 바람직한 소비자 유인책이 못된다』고 지적하고『비디오테이프 시장에서 등한시했던 고전영화나 기획물 등에 치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임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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