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빌 「금」2개 지금도 짜릿"-궤도 오른「한국 빙상」의 총수|이수영 연맹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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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92년은 한국빙상이 국내외적으로 커다란 획을 그은 한해. 지난2월 프랑스 알베르빌에서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금2)과 스피드스케이팅(은1)이 겨울 올림픽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한 것을 비롯, 지난 11월에는 한달 사이에 커다란 국제대회 3개를 무리 없이 개최, 운영 능력 면에서도 국제 빙상계의 신임을 얻었다. 그러나 한국빙상은 넘어야 할 산과 건너야 할 강이 아직도 많다. 한국 빙상계의 총수 이수영 빙상연맹 회장을「스포츠 초대석」 에서 만나 얘기를 나눠본다.
-92년 한해를 보내면서 빙상연맹 회장으로서 감회가 남다를 텐데요
▲알베르빌에서의 금메달 2개의 신화는 아시는대로 감격적이고 영원히 못 잊을 쾌거지요 . 그러나 11월 중순부터 지난 23일까지 목동과 태릉링크에서 치른 세 차례의 대규모 국제대회도 한국빙상의 위상을 끌어올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두 차례에 걸쳐 치른 피겨스케이팅의 아시아 선수권 대회와 세계 주니어 선수권대회는 기대이상이었어요. 국제 피겨 스케이팅 대회는 처음 유치한데다 한국의 경기인구 저변이 엷고 수준이 뒤져 대회진행도 어려울 것으로 우려했으나 전 빙상인이 일치 단결해 국제연맹으로부터도 『정말 잘했다』는 찬사를 들었습니다 한국 선수들의 부진이 숙제로 남아있기는 합니다만.
-세계수준에 올라있는 스피드스케이팅에 비해 낙후된 피겨스케이팅의 기량향상 복안은 있습니까.
▲피겨는 지난 50년대에 도입돼 스피드 스케이팅(1920년대)에 비해 역사가 일천합니다. 아직 초창기라고 봐야지요. 따라서 선수 층도 엷고 유능한 지도자도 절대수가 부족한 형편입니다. 그러나 선수들의 체격이나 열정 등으로 볼 때 수년내로 일본·미국 등 선진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낙관합니다. 문제는 시설인데 정부가 각 지방 대도시에 현재 링크확충 공사를 진행중이기 때문에 이들이 제기능을 하는 90년대 후반부터는 국제적 선수가 나오리라 기대합니다.
-내년2월1일에는 겨울 유니버시아드(폴란드)에 출전하는데요.
▲아쉽게도 스피드 스케이팅이 이번 대회에는 빠져 있어요 . 또 한국이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쇼트트랙도 우리는 대학생 선수가 많지 않아 자칫「노 금메달」이 우려됩니다. 대학생으로 이번에 참가가 가능한 선수는 남자에 이준호 송재근(이상 단국대), 여자는 모든 대표 선수가 중·고생이어서 메달전망이 불투명합니다. 이에 반해 일본·캐나다 등 강국들은 대개 대표급 선수가 대학생입니다. 피겨는 유럽세에 압도적으로 열세(여자)인데 남자는 아시아 정상인 정성일(한체대 대학원)이 메달을 따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북한이 95년 삼지연에 개최키로 했다가 반납한 겨울 아시안게임의 한국 유치문제는 어떻게 돼 갑니까.
▲원칙적으로 KOC소관입니다만 제가 알기로는 내년 12월 쿠웨이트에서 열리는 OCA총회에서 결정이 납니다. 한국과 중국의 유치전으로 압축된 상태인데 가능성은 반반입니다. 중국은 북경 등지의 링크시설은 한국보다 나은데 스키종목의 경우 심양·하얼빈 등지에서도 수시간씩 떨어져 있는데다 교통 시설마저 엉망이어서 현재로서는 한국이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상태지요.
-빙상계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현실적으로 한국 빙상은 너무나 소외돼 있습니다. 그러나 겨울철 사회체육의 일환으로 장려된다면 선수 층도 두터워지고 국민체력 향상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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