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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시대 2기 누가 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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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김정일(金正日)시대 2기가 출범한 올해 북한에는 적지 않은 권력의 부침이 있었다. 떠오른 인물 중 대표적인 인사는 지난 9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1기 1차 회의에서 예상을 뒤엎고 내각 총리에 임명된 박봉주(朴鳳柱.64)다.

식료공장 지배인에서 장관(화학공업상)을 거쳐 총리직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북측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는 朴총리는 웬만한 기계의 용량은 거의 외우고 있을 정도로 실물경제에 밝아 북한경제를 이끌어갈 선장으로서는 적임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된 연형묵(延亨默.72) 자강도당 책임비서의 승진도 주목을 받았다. 국방위원회 위원을 맡은 지 5년 만에 부위원장에 오른 그는 1990년대 초 총리까지 역임한 경력을 감안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 중 측근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지난 7월 빨치산 세대를 대표하는 백학림(白鶴林.85) 북한군 차수(次帥.원수와 대장 사이)의 뒤를 이어 인민보안상(경찰장관)에 임명된 최용수 상장(한국군 중장급)도 두각을 나타낸 인물 중의 한명이다.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崔인민보안상은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오랫 동안 공안업무를 담당한 당 간부로, 북한의 사법.검찰.공안기관을 총괄하고 있는 장성택(張成澤.57)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측근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앞으로 그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인민보안상에 임명된 지 두달만인 지난 9월 실세 자리인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발탁된 사실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그밖에 북한의 군수공업을 전담하는 제2경제위원회를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진 백세봉 신임 국방위원회 위원을 비롯, 신임 노두철.전승훈 내각 부총리, 김광린 국가계획위원장, 주동일 전기석탄공업상, 이경식 농업상, 김일근 개성시 인민위원장, 이호연 남포시 인민위원장 등도 올해 북한의 '뜬 별' 가운데 속하는 인물들이다.

이에 반해 올해 사망하거나 좌천으로 인해 권력의 주변으로 밀려난 인물들도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지난 10월 말 교통사고로 숨진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金비서의 사망이 관심을 끈 것은 그가 金국방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오랫동안 대남정책을 총괄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는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통으로 손꼽히는 윤기복(尹基福)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의장이, 지난 8월엔 빨치산 세대인 최인덕 북한군 차수와 장철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이 지병으로 사망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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