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천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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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50대 아주머니 한 분이 3일 전부터 기관지 천식이 발작해 병원에 왔다. 5년 전부터 기관지 천식을 앓아 왔으며 평소에는 잘 지내다가 1년에 두어차례 정도 감기에 걸리면 천식이 꼭 발작된다고 했다. 한달 전에는 심한 두통 때문에 두통약을 지어먹었는데 약 먹은지 4시간 뒤에 숨이 차고 가래가 끓고 해서 평소에 사용하던 기관지 확장 흡입제를 들이마시고 나서 증상이 가라앉은 적이 있다는 것이다.
3∼4년전에 비해 천식발작이 자주 일어나며 점차 심하게 일어나고 약을 사용해도 잘 가라앉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발작 때에는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저녁을 먹고 잠자던 중 밤12시 이후에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숨이 꽉 막혀와 집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서 약물 투여와 산소 요법으로 치료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아직 증세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으나 원인을 알아보려고 법원에 왔다고 말했다.
이 환자는 감기약을 먹으면 천식이 일어나고 또 한달 전에 두통약을 먹고 가벼운 천식 발작을 경험한 병력으로 보아 아스피린성 기관지천식이 의심돼 여러 가지 검사를 한 결과 아스피린성 기관지 천식인 것이 확인됐다.
아스피린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장장애지만 종종 두드러기를 일으키고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보이며 또 천식을 유발시킨다. 아스피린에 의해 천식이 발생되는 환자는 각종 진통소염제에 대해 모두 천식 반응을 보이므로 감기약·두통약·복통약 등 해열·진통제 계열의 약을 사용할 때 신중한 주의가 요망된다.
아스피린성 천식환자는 또 식용색소·방부제 등 각종 식품 첨가물에도 과민반응을 보여 종종 천식 발작을 일으킨다. 아주 예민한 환자는 과일이나 야채 중에 천연적으로 포함된 미량의 아스피린 농도로도 천식증상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이런 야채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처음부터 아스피린성 천식으로 시작하는 환자도 있으나 기관지 천식 경과 중에 아스피린 과민성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으며 한번 발생하면 이 과민성이 없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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