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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어떤가(서울하늘 이대로 좋은가: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동경 1년 환경예산 375억엔/승용차 「배출」기준 세계서 가장 엄격/“공해방지시설 기업에 혜택”도 성공
동경도청 35층 환경보전국 환경보전부 사무자동화실. 방안의 컴퓨터단말기에서는 이산화질소 등 공해물질의 농도를 나타내는 숫자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동경도내의 공장·발전시설 등 공기를 오염시키는 75개 대형공장에서 나오는 공해물질의 양을 24시간 자동으로 측정,기록하는 것으로 동경도청이 84년부터 약 7억엔을 들여 설치한 일종의 무인 대기오염방지 감시장치다.
이곳에서 체크되는 공해물질은 동경도내의 고정시설물에서 나오는 공해물질의 80%에 해당된다.
75개 대형공해물질 대출업소 이외에 보일러를 때는 1만5천6백16개소의 빌딩·공장은 연1회 공해물질측정 전문회사에 오염물질 배출량 조사를 의뢰,보고서를 도청에 제출한다.
대기오염방지법에 따라 시행되는 이 조사경비는 1회에 12만∼13만엔 정도로 모두 사업주체가 부담한다.
공해방지를 위해 동경도청이 1년간 쓰는 예산은 3백75억엔(한화 약 2천4백억원). 환경문제를 담당하는 환경보전국의 인원은 5백42명으로 도청의 35층부터 37층까지 3개층을 쓰고 있다.
동경도는 인구 1천2백만명,자동차 4백53만대의 거대도시다. 그런데도 이 도시가 세계에서 공기가 맑은 도시중 하나가 된 것은 엄격한 환경기준,이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노력과 정부의 투자,철저한 감시장치의 결과다.
사실 동경은 지난 6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공기가 나쁜 도시중 하나였다. 환경을 생각하지 않은 공업화의 결과였다. 공장과 빌딩의 굴뚝에서는 항상 검은 연기가 치솟아 하늘은 칙칙한 잿빛이었다.
그러나 수은중독에 의한 미나마타병,카드뮴중독에 의한 이타이이타이병 등의 발생은 공해대책의 촉매제가 됐다.
일본은 67년 공해대책기본법을 제정하고 68년 대기·수질오염방지 및 소음규제법 등을 만들었고 개정때마다 강화했다. 물론 일본기업들은 공해방지비용 때문에 격렬히 반대했지만 여론에 밀려 유황산화물일산화탄소·질소산화물·부유립자상물질·광화학스모그 등의 기준은 강화됐다.
예를 들어 자동차 배기가스의 경우 일산화탄소는 73년 1㎞ 주행시 26g 배출을 규제기준으로 정했으나 75년에는 2.70g으로 거의 10배나 강화됐다.
질소산화물은 73년 1㎞ 주행에 3g 배출에서 수차에 걸친 개정끝에 0.74g으로 강화됐다.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의 설정으로 승용차의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73년보다 현재는 92%나 감소되고,일산화탄소는 95%가 줄었다.
일본은 그동안 정유공장의 탈유황시설,가정취사연료의 가스화,보일러 등 연소장치 개선,자동차 엔진개선 등으로 대기오염요인을 제거하는데 주력했다.
일본 환경청에 따르면 일본의 공해방지투자는 65년 3백억엔 정도였으나 75년에는 1조엔을 넘어섰다. 75년도의 전 설비투자에 대한 공해방지투자비율은 17.7%로 미국(5%)보다 2%포인트나 높다.
이같은 투자결과 일본의 화력발전소에서 Kwh당 나오는 유황산화물은 선진 5개국(미국·영국·독일·프랑스·캐나다)의 8분의 1밖에 안된다.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5분의 1 수준이다.
동경도는 공해방지시설을 설치하려는 기업에 대해 이자 보전을 해준다. 종업원 3백명이하의 중소기업은 연리 3%,종업원 10명 이하의 기업은 연리 1%에 3천만엔까지 자금을 빌려 쓸 수 있다. 통상대출금리는 6%다. 이밖에 각종 세금 감면혜택이 있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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