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전용일씨 '지각 귀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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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이 오셨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노."

지난 24일 귀환한 국군포로 전용일(72)씨의 동생 수일(64)씨의 막내딸(27) 결혼식이 28일 경북 영천시내 한 예식장에서 열렸다. 이날 하객들은 용일씨가 참석하지 못한 데 대해 무척 아쉬워했다.

수일씨는 "형님이 오셨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라며 서운해 했다. 수일씨의 아들 준억(36.회사원)씨 등 가족들도 "결혼식이 생환기념 잔치를 겸할 수 있어 좋았는데 너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용일씨는 국정원 등에서의 조사가 끝나지 않아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예식장에는 수일씨 가족들이 예상한 3백여명보다 1백명이나 더 많은 하객이 몰렸다. 용일씨의 귀환 소식이 알려지면서 먼 친척과 지인들까지 대거 예식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수일씨는 하객들에게 "형님이 생각보다 건강하시더라"는 인사말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수일씨 가족들의 관심은 용일씨가 내년 설을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을까에 모아졌다.

관계당국으로부터 "조사할 내용이 너무 많아 오는 설에도 귀향이 어려울 것 같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영천=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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