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적잖은 수입인 데도 세 아이 교육, 노후 준비가 쉽지 않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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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Q:용인에 살고 있는 30대 후반의 가장입니다. 월수입이 적지 않은데도 돈 모으기가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이 크면 목돈이 필요할 텐데 큰 일입니다.
전반적인 자산관리 노하우에 대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용인 수지의 63평형 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모(39)씨는 전문직 자영업자다. 월수입은 많지만 지나치게 큰 평수의 집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금융자산이 보험에 치중돼 있어 대대적인 자산 리모델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녀 교육자금과 노후 자금에 초점을 맞춰 큰 틀에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 대출 부담 줄이자

김씨는 현재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데다, 자녀도 셋이나 되기 때문에 큰 평형대의 아파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매달 대출 이자 등을 내는 데 들어가는 돈이 많기 때문에 같은 단지 내 51평형대로 이사하기를 권한다. 매달 원리금으로 나가는 170만원은 김씨의 수입을 고려하더라도 많은 편이다. 자녀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좀 더 안정된 이후 다시 큰 평수로 옮겨도 늦지 않다.

평수를 옮기게 되면 주택 구입 시 들어가는 각종 등록세를 감안해도 1억원 이상 남게 된다. 이 돈으로 대출을 갚으면 가계를 꾸려가는 데 숨통이 트일 것이다. 또 평수를 줄이면 보유세 부담이 줄어들 뿐 아니라 관리비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김씨의 아파트 단지는 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고, 성복천과 야산으로 둘러싸인 쾌적한 환경으로 투자 가치가 높은 편이다. 2008년 영덕~양재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강남권으로의 진입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판교.광교.동탄2 신도시 개발의 후광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광역전철공사의 지연 등으로 당분간의 교통 정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 자녀교육.노후자금에 초점 맞춰야

재테크의 포인트는 단기.중기.장기자금을 계획적으로 마련하는 데 있다. 김씨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가계자금 확보, 중기적으로는 자녀 교육자금, 장기적으로는 부부 노후자금 마련을 재테크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일단 현재 지출을 조정해 여유 자금은 교육자금과 노후자금을 위해 저축하도록 하고 비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은 가계 자금을 위해 따로 모아두는 게 좋겠다.

일단 급여는 CMA통장에 적립하되, 매달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별도의 통장을 마련해 구분 관리하도록 하자. 아내 명의의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연 4%가 안 되는 이자를 받고 있다. 7년을 유지하면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받지만 이를 합해도 최근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에 못 미친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납입을 중단해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으므로 만기까지 그대로 보유하면서 비과세 혜택만 받는 것이 좋겠다.

셋째가 대학에 입학할 때쯤이면 김씨의 나이가 50대 후반에 접어든다. 지금부터 아이들의 교육비를 위한 계획을 세워야 중년의 부담을 덜 수 있다. 현재의 4년제 대학 교육비를 4000만원, 등록금 인상률을 연 5%로 가정하면 세 자녀가 20세가 될 때에는 각각 6515만원(현재 10세), 7183만원(8세), 9626만원(2세)이 필요하다. 연 7%의 투자수익률을 감안하면 각각 매달 38만원, 32만원, 22만원씩 저축해야 한다. 장기 투자인 만큼 저축보다는 기대수익률이 높은 변액유니버셜 상품을 활용하길 권한다. 10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이 있는 데다, 다양한 형태로 자금 활용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노후자금의 경우 김씨가 55세에 은퇴해 30년간 매달 200만원을 쓴다고 가정하면 지금부터 매달 196만원(물가상승률 연 4%, 투자수익률 연 7% 가정)을 적립해야 한다. 현재 부인과 함께 내는 월 60만원의 연금보험은 계속 유지하도록 하고, 대출금을 상환하고 남는 133만원은 적립식 펀드 등으로 운영하도록 하자. 다만 자녀가 세 명이라 향후 교육비로 나가는 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보이고, 김씨가 모아둔 현금자산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월 이 금액을 노후자금용으로 적립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보험의 목적은 위험 보장

보험의 본질적인 기능은 예상치 못한 사망.질병.재해 등을 대비한 위험보장에 있다. 그러나 김씨 부부는 위험 보장보다는 저축을 목적으로 보험에 가입한 느낌이다. 저축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다른 투자상품에 눈을 돌리는 게 낫다. 보험은 특성상 한번 가입하면 장기간 납입이 이뤄져야 하고, 일반 금융상품과 달리 다른 상품으로 바꿔 탈 때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특히 김씨는 종신보험만 가입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사망보험금 외에 재해.암 관련 보장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 상태로는 발생 빈도가 높은 수술이나 입원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없으므로 보험을 보완하는 게 좋겠다. 자녀당 두 개씩 가입돼 있는 어린이보험은 내용이 중복되므로 최초 가입한 상품 하나씩만 남겨두고 과감히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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