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성씨 "노련미로 베이징서 다시 세계 제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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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헤비급(80kg 이상)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31.사진) 동아대교수가 현역에 복귀했다.

문씨는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중량급은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인데 최근 국제대회에서 한국이 이 종목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태권도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로 현역 복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에서 문 교수는 '뒤 후리기'라는 화려한 기술로 상대 선수를 KO시켰다. 문 교수의 발이 상대 선수의 턱을 멋지게 가격하는 모습은 올림픽 역대 최고 명장면의 하나로 선정됐다.

그러나 그는 올림픽 직후 은퇴했다. 세계선수권(1999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까지 제패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때의 인기몰이로 화장품 광고와 패션쇼에 출연했고, 각종 행사의 홍보대사로도 위촉됐다. 그리고 동아대 교수가 됐다.

하지만 문 교수는 지난달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중량급 선수들이 외국 선수들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마침 대한태권도협회는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올림픽 헤비급 출전을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태권도에서) 한 나라의 독주를 막기 위해 남녀 각 두 체급에서만 출전할 수 있다'고 규정해놓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헤비급 출전 방침을 발표한 것이다. "국가를 위해 한 번 더 도복을 입는 것이 좋겠다"는 태권도 선배들의 조언도 현역 복귀 결정에 힘이 됐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가르치며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문 교수는 "현재 체력은 전성기 때의 80% 수준이지만 노련미에서 앞서고 있어 다시 세계를 제패할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선수 활동과 함께 IOC 선수 위원에도 도전할 생각이란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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