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론·자질론·경제론… 맞대결/3당후보 상대방 비판논리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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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강력한 정부만이 한국병 치유 김영삼/5공과 타협않고 지조지켰다 김대중/경제위해 실물 전문가 나서야 정주영
대선유세전이 점차 달아오르기 시작하면서 민자·민주·국민 등 주요 정당 후보들은 나름대로 집권논리를 내세워 상대후보를 비판하고 있다.
○…김영삼민자당후보는 정치·경제의 안정을 위해 「강력한 정부론」을 펴고있다. 즉 국회의석의 3분의 1 또는 10분의 1밖에 안되는 정당에서 대통령이 나온다면 정부가 허약해 갖가지 혼란이 불가피 하고 따라서 정치·경제의 안정도 기대할 수 없다는 논리다. 그는 『우리 경제가 중병을 앓고 있는 것도 6공초기 여소야대의 혼란에서 비롯됐다』며 『안정된 기반속에 신한국을 창조하기 위해선 원내다수당인 민자당이 집권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부시 미 대통령이 낙선한 것 역시 미 의회가 반대당에 의해 지배된데 그 원인이 있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한국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도 원내 다수의석을 확보한 강력한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대중민주당후보는 정부·여당의 실정을 들어 이를 반박하고 있다.
그는 『원내 3분의 2 의석을 갖고 있던 민자당이 도대체 무엇을 해 놓았기에 요즈음 그렇게 많은 정책을 공약으로 내거느냐』고 혹평하며 『대통령을 선택할때 누가 국민을 위해 일해 왔는가,농민이 고통받고 있을때 누가 날치기를 했던가를 되새겨 봐야 한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그는 또 YS가 주장하는 「한국병」에 대해서도 『정권을 맡아온 민자당이 대권싸움에만 눈이 멀어 잘못된 정책을 펴 생긴 것이 한국명이며 이는 바로 「민자당병」』이라고 몰아붙이며 『민자당병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민주당』이라고 역공을 취하고 있다.
정주영국민당후보의 반박은 더욱 노골적이고 감정이 섞여 있는듯 하다. 그는 최근 충주유세(23일)에서 『30년전 고속도로 건설도 반대한 후보가 지금은 국회 다수당이 아니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 사람은 손에 흙 한번 묻히지 않았고 세금을 제대로 내본 적은 더더욱 없다. 중요한 것은 원내 의석수가 아니다』고 김영삼후보를 비판했다.
○…김대중민주당후보는 대화합과 지조·자질론을 들어 집권논리로 제시하고 있다. 그의 대화합 슬로건은 차별을 받은 사람이 용서할때 화합할 수 있다는데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그는 망국적 지역감정을 풀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며 집권후 1년 내에 거국내각 구성 등을 통해 이 문제를 해소시키겠다고 장담한다.
그의 지조·자질론은 다분히 YS를 겨냥한 것이다. 특히 지조론은 과거 함께 야당을 이끌어오다 여당인사로 변신한 YS와 야당생활로 일관한 자신과의 차별화를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는 80년 전두환 정권이 타협을 제의했으나 이를 거부,법정에서 사형선고까지 받았음을 예로 들며 자신이 지조를 지켜온 유일한 후보라고 내세운다. 그는 또 대통령직을 아무나 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이른바 자질론이 그것이다. 자신은 지난 40년간 좋은 정부를 이끌기 위해 많은 공부 및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가장 적임자라는 주장이다. 이같은 논리를 바탕으로 그는 정권교체를 쟁점화 하고 있다.
이같은 논리에 대해 김영삼후보는 자신의 집권이 문민정치 시대를 여는 것이므로 단순한 권력승계가 아닌 사실상의 정권교체라고 반박한다. 그는 또 「인사는 만사」라며 획기적인 인사쇄신을 통해 진정한 동서화합을 이룰 수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정주영국민당후보는 「경제대통령론」을 피력하고 있다. 날로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현대의 신화를 창조한 자신이 가장 적임자라는 논리다.
따라서 그는 양김씨를 가리켜 『정치 9단이 아니라 놀고 먹는 건달』이라고까지 깎아 내리면서 자신은 경제9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영삼후보는 『개인치부를 위한 경험과 나라를 이끌어 가는 경륜은 별개의 것』이라고 평가절하 하고 있다. 김 후보는 『부정하게 번 돈으로 권력을 사겠다는 썩은 생각이 바로 한국병이며 이번 대선에서 본때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호된 비판을 가한다.
김대중후보의 정 후보에 대한 비판 역시 통렬하다. 그는 『농민과 근로자들의 착취위에 치부한 사람이 대통령 되려고 급급해 한다』고 몰아붙이면서 『실물경제만 아는 사람은 나무만을 보는 사람』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자신은 과거 사업경험(해운회사 경영)이 있어 실물경제를 잘알뿐만 아니라 미 하버드대에서 저서(대중 참여 경제론)를 출판할만큼 이론무장이 돼 있다며 비교우위를 주장하고 있다.<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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