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부에 정신대 피해 보상할 책임 있다"|부산·광주 돌며 원폭피복 자 현황도 살펴|일 YWCA연합회 회장 내한 에지리 미호코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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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일본 정부가 부끄러운 과거를 제대로 밝히지 않으려 드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큰 잘못입니다. 특히 종군위안부와 원폭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을 포함한 피해 국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최대로 보상하는 것이 마땅하지요.』
제5차 한-일 YWCA협의회(23∼29일)에 참석 차 5명의 일본Y대표들과 함께 23일 서울에 온 일본 Y연합회 에지리미호코(60)회장은 일본의 침략정책에 희생된 억울한 피해자들에게 보상해 주기 위해서라면 일본국민들이 좀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도 환영한다는 게 일본Y의 입장이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도 슬프고 유감스런 일은 내선일체를 주장하며 수많은 한국인들을 전쟁터로 내몰았던 일본이 전쟁이 끝나자마자 일본인과 한국인을 구별하며 한국인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상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저희들은 평화운동 차원에서 일본 젊은이들이 그런 역사의 오류를 제대로 알도록 하는데 힘써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에지리 회장은 재일 한인들이 히로시마의 평화공원 밖에 세운 한인 원폭피해자 위령탑을 평화공원 안으로 옮기는 일을 일본 Y가 적극 추진하는 한편,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진심으로 사죄·보상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낸 것도 작으나마 잘못된 과거를 좀더 널리 알려 반성토록 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일 양국간 갈등해소 및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노력방안을 모색하는 회의를 가진 후 부산과 광주를 돌며 피폭자 현황도 알아보리라 한다. 지난 4월과 10월 대한YWCA 70주년 기념식과 아시아지역 환경회의 참가 차 한국을 방문한 그는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는 등 한국을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해 여러모로 애쓰고 있다. 동경의 즈다 대학 재학시절부터 Y활동을 시작, 일본Y 부회장을 거쳐 88년이래 회장직을 맡고 있다. 현재 즈다 대학 보건 학 교수이기도 하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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