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은(46)씨가 한국 프로복싱 심판으로서는 최초로 WBC(세계권투평의회)로부터 동양태평양권투연맹(OPBF)의 심판위원으로 선임돼 눈길을 끌고 있다.
81년부터 한국권투위원회(KBC)심판으로 활약, 세계타이틀매치만 20여 차례 치른 정씨가 지난주 멕시코 칸쿤에서 폐막된 제29차 WBC총회에서 한국심판으로선 처음으로 필리핀 등 이 텃세를 부려 온 OPBF의 심판위원으로 지명된 것.
유명우의 타이틀 탈환으로 아연 활기를 띠고 있는 국내 프로복싱 계는 정씨가 OPBF의 심판장 격 지위에 오르게 돼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권에서 벌어지는 경기에서 한국선수들이 자칫 어처구니없는 판정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사태가 크게 감소되리라는 점에서 또 하나의 타이틀 획득이라며 기대가 큰 눈치. 정씨가 OPBF회장 국 일본이나 복싱을 국기로 하는 태국 등의 로비를 따돌리고 이처럼 WBC로부터 심판위원으로 위촉된 것은 86년부터 꾸준히 WBC총회에 참석, 슐레이만(멕시코)회장은 물론 세계적인 프로모터 돈 킹(미국)등 유명인사들과 폭넓은 친분을 맺어 온 데다 공정한 심판 경력이 높은 점수를 받은 탓.
86년부터 자국선수의 경기에 자국 심판 배정이 불허되는 중립국 심판 제가 도입된 이후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에선 유일하게 올해 두 차례나 복싱의 본고장이라는 미국·멕시코에서 벌어진 세계타이틀매치 심판으로 초청을 받기도 한 정씨는 2∼3년 내 홀리필드-보우의 세계헤비급 통합타이틀매치 같은 큰 경기의 심판으로 링 위에 오르겠다는 야 심을 불태우고 있다.
한편 WBC총회에서 구천서 KBC회장이 부회장으로 선임됐으며 이원복(57)KBC국제이사가 최우수 커미셔너 상을 수상했다. <유상철 기자>유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