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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분위기 살리기 큰몫/각당 연예인동원 어떻게 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가수·개그맨 출연 볼거리 제공/민자 최다,민주 일시중단,국민 아직없어/선관위선 “일종의 기부행위다” 경고 움직임
이제 유세장을 비롯한 각종 정치집회에 등장하는 연예인의 여흥프로는 단골식단으로 인식될 만큼 새 풍속도로 자리잡아가는 느낌이다.
지난 13대 대선때부터 활용되기 시작한 연예인동원 여흥프로는 그동안 지방의회선거와 3·24총선 및 각 정당 전당대회를 거쳐 활성화돼 왔고 이번 대선에선 약방의 감초처럼 각종 정치집회에 나타나 청중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가 연예인동원이 일종의 기부행위로 볼 수도 있다며 적법성 여부를 정식 검토하기 시작하자 일부 정당에선 유세장 연예인동원을 중단키로 하는 등 앞으로 선관위의 최종 유권해석과 그에 대한 각 후보진영의 대응이 관심을 끌고있다.
현재 유세장에서 연예인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쪽은 민자당 김영삼후보진영이다. 유세장마다 후보연설이 시작되기전 1시간쯤을 여흥프로로 구성해놓고 인기 개그맨·가수들이 출연해 분위기를 돋운뒤 본행사로 이어지게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23일 오전 용인통일공원유세엔 코미디언 심형래씨 등을 비롯,인기가수 태진아·김혜림·조갑경씨 등이 출연,한바탕 흐드러진 야외 「라이브 쇼」를 치러냈다. 오후에 있은 이천복개천 유세에는 탤런트 이덕화,코미디언 김형곤,코리아나중창단과 인기가수 김지애씨 등이 역시 흥겨운 식전무대를 장식했다.
이들의 공연은 점보트론(대형멀티비전차량)의 대형 화면으로 생중계돼 효과를 배증시키기도 한다.
출연 연예인중엔 연기·노래 등 자신들의 단순 영역을 넘어 「깨끗한 지도자 김영삼」 론을 나름대로 개진하거나 연호를 선창해 열기고조에 한몫하는 등 보다 「깊숙한」 활동을 보이는 인사도 많다.
이덕화씨는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돈이나 힘에 의해 단순히 행사 도구용으로 끌려다니는게 아니다』면서 『나대로의 의지에 따라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자당의 경우 이같은 유세직전행사는 연예인 1백20여명으로 구성된 「큰나래회」가 전담,무료출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소 김영삼후보를 지지해온 연예인가족」이라는게 연락책 김형곤씨의 설명이며 임하룡·김희라·정수라·강수지·주현미·최성수씨 등도 속해있다는 것.
이들 이외에도 민자당은 김덕수사물놀이패 30여명,에어로빅 댄서 50여명 등과 계약하고 이들을 2∼3개조로 나눠 유세장마다 배치,흥돋우기를 하고있다.
민주당 김대중후보측은 선거공고전 청년상대 정치집회때 인기연예인을 대거 동원했으나 공고후론 중단했다. 다만 유세장 분위기를 돋우기위해 꽹과리 등 사물놀이패와 치어걸 등을 그때그때 동원하는 정도.
선거공고전 두세차례의 「물결」 축제에 김덕수 사물놀이패,『개똥벌레』의 가수 신형원이 단골 출연했고 김국환·김미화·이성미·박미선·변진섭·이동원씨 및 영화감독 이장호씨 등 기라성같은 인기연예인들이 출연,눈길을 끌기도 했다.
민주당은 당시 이 모임을 『가극과 사물놀이·팝·랩·개그가 한데 어우러지는 화해의 마당』이라고 선전한바 있다.
국민당 정주영후보는 자체조달(?)이 가능한 때문인지 외부로부터의 찬조출연은 아직 한건도 없다.
인기연예인 출신의 정주일·최영한의원이 유세무대에서 잠시 이주일·최불암의 인기인 모습으로 나타나 청중들을 사로잡는다. 전국구 예비후보인 탤런트 강부자씨도 정 후보와 알게된 배경 등을 설명하며 「정주영대통령론」을 연설한다.
이종찬후보에겐 가수겸 서울시의원 이선희씨가 곧 입당해서 노래와 연설로 지원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번 대선에 연예인동원이 크게 늘어난 이유로는 이슈없고 새 인물도 없어 정치소재 자체로는 유권자의 관심을 끌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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