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역/4년새 5억불 육박/통일원이 발표한 「교류협력 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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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8년 물꼬 튼뒤 백40품목 반출입/참여업체도 4개사서 백1개사로
지난 10월로 남북한 교역의 물꼬를 튼지 만 4년이 됐다.
대북한 경제개방 조치가 취해진 지난 88년 10월부터 지난 9월말까지 4년동안 남북교역 규모는 승인기준으로 4억9백44만달러에 달하며 이중 지난 8월말까지 2억3천18만5천달러 어치가 통관돼 대략 58%의 통관을(교역성사율)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교역량은 남한의 전체 교역량(91년 1천5백34억달러)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남한이 4대 교역국에 들어가는 것이어서 남북교역이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짧은 기간 안에 남북한 교역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우리 업계의 능동적인 대북교역 자세,북한의 경제난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외자가 부족하고 남한기업들이 탐낼만한 북한 물자가 그리 많지 않은 점에 비춰 남북경협(투자)이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교역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현재 정부는 북한과의 한해 교역량이 많아야 5억달러가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그동안 남북교역과 관련된 각종 통계들을 통일원이 펴낸 『남북교류협력동향』을 중심으로 간추려 본다.
○…연도별 교역량은 88년 1백3만7천달러,89년 2천2백30만4천달러,90년 2천5백8만5천달러,91년 1억9천2백17만2천달러,92년(1∼9월) 1억6천8백84만2천달러 등으로 점증하는 추세에 있다. 지난 4년동안 남한은 북한으로부터 3억6천8백26만4천달러어치의 물품을 사들인 반면 이의 약 10분의 1 수준인 4천1백17만6천달러어치를 팔았다.
남북간 교역품목을 보면 88년에는 냉동명태·도자기 등 4개에 불과했으나 89년 20개,90년 30개 품목으로 각각 늘어난데 이어 91년에는 1백40개 품목으로 증가했다.
남한기업의 주요 반입품은 농수산물·광산물·철강·금속 등 1차산품과 중간원자재이며 주된 반출품은 화학 및 섬유제품이다.
올들어서는 국내 대기업들이 아연괴와 시멘트를 많이 들여오고 있다.
○…교역참여 업체를 보면 88년에는 삼성물산·대우·현대종합상사·효성물산 등 단 4개사에 지나지 않았으나 89년 21개사,90년 37개사,91년 1백28개사로 각각 늘었으며 올들어 9월말까지는 대기업 15개사,중소기업 86개사 등 모두 1백1개사가 남북교역에 참여했다.
남북교역에 중소기업의 참여가 부쩍 늘고 있는 것도 특징중의 하나다.
지난해의 경우 반출입 승인액으로 보면 대기업이 1억4백33만4천달러로 54.3%,중소기업이 8천4백25만6천달러로 43.8%를 차지했다.
○…지난 4년간 대북한 교역규모가 가장 컸던 기업은 럭키금성상사로 5천6백62만2천달러어치를 북한에서 들여오고 1천2백99만9천달러어치를 팔아 총교역량이 6천9백62만1천달러였다.
(주)대우는 6천8백30만5천달러로 2위에 랭크됐으며 그 뒤를 삼성물산(3천5백60만2천달러),서린금속(2천7백7만5천달러),효성물산(1천7백34만9천달러),현대종합상사(8백38만8천달러) 등이었다.
올들어서는 김우중회장이 남북경협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대우의 대북한 교역량이 급증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교역형태는 초장기에는 해외중개상을 사이에 둔 순수한 간접교역 형태였지만 차츰 해외 현지법인,해외지사를 통한 간접교역 형태로 발전했으며 서류상회사(paper company)를 통한 간접교역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작년 9월 남북한이 유엔에 가입한 이후에는 북한의 합영회사와 직교역을 시도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실제로 3건의 직교역이 성사돼 추진중이다. 교역중개지는 작년까지만 해도 홍콩·일본·중국 등의 순이었으나 올들어서는 중국이 당연 많았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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