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무더기 고사/전북·경남/새해충 솔껍질 깍지벌레 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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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방제효과없어 아예 포기상태
【광주=이해석기자】 소나무의 진을 빨아먹어 말려죽이는 솔껍질 깍지벌레가 전남 해안지방의 산림을 황폐화시킨데 이어 최근 전북·경남해안지방과 내륙지방으로 확산되고 있어 산림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산림청에 따르면 2∼3년전까지만 해도 전남 고흥·해남·영암·장흥 등 서남해안지방에서만 기승을 부리던 솔껍질 깍지벌레가 지난해부터 해안을 따라 번져 경남 남해·하동·삼천포,전북 고창지역의 소나무 대부분이 고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에서 유행하다 83년 전남 고흥지방에서 처음 발견된 이 벌레는 그동안 유충이 해풍을 따라 번지는 바람에 주로 해송이 말라죽었으나 피해면적이 늘면서 내륙으로 확산되고 있어 솔잎혹파리 이상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전남지역에서는 올해 1만여㏊ 등 85년이후 소나무 5만여㏊가 말라죽었으며 영암군의 경우 전체 산림 2만3천㏊중 절반이 넘는 1만2천㏊가 피해를 보았다.
또 지난해 5월 남해군 남면 평산리 일대 소나무 2백86㏊에서 솔껍질 깍지벌레가 처음 발견된 경남지역은 올해 하동·삼천포지역으로 피해가 확산,6백㏊가 고사했으며 전북 고창군 상하·해리·공음면지역 1백40㏊도 올해 처음 피해를 보는 등 전남지방에 국한됐던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벌레는 솔껍질안에서 깍지를 틀고 기생하기 때문에 발견조차 어려운데다 항공방제를 해도 약물이 직접 닿지 않아 한번 발생할 경우 사실상 방제가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이에 대해 산림 관계자들은 『기존 피해지역은 아예 방제를 포기하고 확산방지를 위해 간벌을 하고 있으나 겨울철 번식기를 앞두고 있어 더욱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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