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CoverStory] 거장들이 그린 '예술품' 라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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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 하면 독특한 라벨 디자인부터 떠올리는 이가 많다. 매해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이 장식하는 라벨로 인해 무통은 나쁜 빈티지도 매니어들의 열렬한 수집 대상이 된다. 1973년산이 좋은 예다. 유례 없이 안 좋은 작황이었지만 피카소가 그린 라벨(上)로 인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73년은 피카소가 타계한 해이자 무통이 1등급으로 격상된 해이기도 해서, 라벨에는 '피카소에게 바친다'(상단)란 문구와 '1973년 1등급이 되다'(하단)란 문구가 함께 들어 있다.

87년 라벨에는 그해 타계한 필립 남작의 초상화(下)를 그려 넣었다. 화가는 스위스 출신의 한스 에르니. 라벨에는 필리핀 여사의 필체로 '내 아버지 필립 드 로칠드 남작에게. 올해는 무통을 혁신한 그의 65번째이자 마지막 수확이었다'는 글귀도 새겨져 있다.

무통의 라벨 작업에는 피카소 외에도 장 콕토, 마리 로랑생, 달리, 헨리 무어, 세자르, 미로, 샤갈, 칸딘스키, 앤디 워홀, 존 휴스턴, 키스 하링 등의 예술가가 참여했다. 일본인 화가 두 명, 중국인 화가 한 명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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