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운동 본격화,인물영입 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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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5·6공 인사에 문 활짝/박태준씨 입당에 초점/세 불리는 민주·국민당/반YS계에 손짓 범여 결집 차단 민주/“반양김 세통합” 신당인사 모으기 국민
대선운동이 본격화하면서 3당은 인물영입을 통한 세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김대중 민주당대표는 공개적으로 이에 대한 추진을 인명했고 정주영국민당대표도 「김우중파동」으로 지리멸렬상태인 새한국당(가칭)에 강한 손짓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은 김대중대표의 집권구호인 「대화합시대의 개막」에 어울리는 인물 영입의 필요성을 느끼고 핵심참모들이 대상자 선정 및 접촉임무를 극비리에 맡아왔다.
김 대표가 지난 28일 『민주주의를 하겠다면 5공이고 6공이고 구별없이 손을 잡겠으며 이런 노력이 물밑에서 전개중』이라며 「수확」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으며 선거본부에선 그 전략적 효과를 점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집권시 초당적 거국내각구성의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해 비호남권 전직 각료 영입을 「뉴DJ플랜」의 하나로 오래전부터 구상해왔고 『지역감정 철폐를 위해 인구비례에 의한 각료구성도 검토하겠다』까지 나가고 있다. 이는 김영삼 민자당총재의 범여권 결집전략차단 효과도 염두에 둔듯하다.
조승형비서실장은 『민주정부 수립에 동참한다면 문호를 전면 개방하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는 매우 강하다』고 했는데 문제는 김 대표와 반대편에 섰던 5,6공 인사들이 기대만큼 찾아오겠느냐는 것.
김 대표는 사석에서 『범여권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노 대통령의 민자당 탈당 등으로 나의 운세론이 득세하자 거국내각 구성에 점차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예상외의 인사들이 입당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6공의 장관급 출신인사 두명이 민주당에서 일하는데 관심이 많으며 김영삼총재의 독선을 거부하는 구민정계출신 몇몇 전직의원들도 적극적』이라고 했는데 구민정계 L모 전직 장관과 신당참여 구여권인사들이 끼어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대외비 임무가 주어진 권노갑의원은 『5공인사는 아직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으나 5공 핵심인물 영입설이 나돌고 있다.
민주당은 1차로 7일 대전 필승전진대회에서 『영입 의식절차를 가질 예정』(조승형비서실장)이며 여기엔 무소속의 조윤형의원,민자당을 탈당한 C모 전 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당으로 배지를 단뒤 탈당한 조 의원은 31일 김 대표와 만나 재입당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내 일각에선 『오갈데 없는 사람을 데려오는데 무슨 영입의 뜻이 있느냐』고 시큰둥해 하고 있다.
모 당직자는 『핵심참모들이 87년 김영삼총재가 정승화 전 육참총장을 끌어와 「깜짝쇼」에 당한 것을 너무 의식한 것 같다』며 『대화합은 인물영입도 중요하나 정책으로 뒷받침해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주영국민당대표가 구상중인 최대 승부수는 「반양김세력 흡수통합」이라는 세몰이 작전이다.
반양김세력의 핵은 민자당을 탈당,침묵을 지키고 있는 박태준의원이다. 당직자들은 『이미 입당하기로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박 의원 영입에 확신을 보이고 있으며,박 의원 영입에 따른 여타 민자당 탈당세력의 흡수통합도 확신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11월말이나 12월초면 반양김세력이 결집해 우리당에 들어온다』고 확언했으며,1일 지구당위원장 단합대회에서는 『모든 것이 유리해진 상황이니만큼 혹시라도 공명선거를 저해하는 일을 하려고 해선 안된다』며 「존법」을 강조했다.
정 대표의 측근당직자들은 『정 대표가 박태준의원과 여러차례 만나 연대를 약속한 것은 박 의원의 민자당 탈당이전』이라며 『택일만 남은 상태』라고 말한다. 그러나 박 의원은 정치일선 복귀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핵심측근은 단언하고 있다.
국민당이 박 의원 영입을 위해 마련중인 명분은 박 의원이 민자당탈당시 내세웠던 「내각제 개헌공약」이다. 내각제개헌주장은 김동길최고위원과 구민정당 출신인 김정남총무 등 고위당직자 대부분이 주장해온 정계개편론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시기상조」를 이유로 부정적 반응을 보여왔으나 최근 「박 의원 영입명분」을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국민당은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 내각제공약을 검토중인데 발표는 박 의원의 입당시기와 맞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제를 공약할 경우개헌시기는 14대의원 임기가 끝나는 95년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당은 박 의원이 입당할 경우 이종찬·정호용·박철언의원 등도 입당할 것으로 예상,이들에게 「최고위원」직을 줄 수 있도록 8일 중앙상무회의를 처음으로 열어 「최고위원 7인 이내」당헌을 「15인 이내」로 고칠 예정이다.
국민당은 이같이 반양김세력이 국민당을 중심으로 결집될 경우 현재 민자당에 남아있는 민정계의원 10여명도 개별입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당에서 기대하고 있는 세몰이바람의 시기는 11월말·12월초. 대선운동기간의 중간시점에 세몰이 바람을 일으킴으로써 대선운동후반 이들과 함께 전국적 반양김바람까지 일으킨다는 전략이다.<박보균·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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